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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정책에 '포퓰리즘'은 이제 그만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2016년 09월 05일 월요일 +더보기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EU의 애플 법인세 부과, 구글세 부과 움직임 등 글로벌 경쟁에서 ICT 보호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ICT산업은 여론의 향방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는 등 소신 정책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회와 여론에 휘둘려 소신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 정책을 결정하면서 산업의 발전이나 법률적 근거 보다 국회와 여론의 눈치를 먼저 살피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것이 단통법이다. 알다시피 정부는 소비자간 지원금 차등 폐지, 가계 통신비 절감 등의 효과를 위해 2014년 10월 1일부터 단통법을 시행중에 있다.

하지만 최근 포퓰리즘에 의해 단통법 개정안이 잇따라 국회에 제출되고 실효성 논란까지 이어지며 정책 추진이 힘을 잃고 있다. 결국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들의 포퓰리즘이 ICT의 근간인 인프라 산업 경쟁력을 해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여론의 향방에 좌우돼 소신 없는 정책을 펼친다면 기업간에 소모전만 되풀이 될 뿐, ICT산업의 발전은 요원해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 보다는 경쟁사의 발전을 막아 편하게 사업하겠다는 꼼수만 늘어 진흙탕 싸움이 펼쳐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4년 통신 3사가 영업정지 제재를 받자 3사는 모두 경쟁사가 영업정지 기간에 불법영업을 진행됐다며 추가 조사를 촉구했다. 결국 여론에 밀려 방통위는 인력을 동원해 조사에 착수했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행정 낭비만 초래했다. 통신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이 같은 낭비가 재연되어서는 안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소신정책 실종 이면에는 통신사의 입김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ICT정책이 지배적 사업자의 의견에 끌려다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불발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의 이면에도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과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 대형 방송사가 생기면 경쟁이 어려워지니 인수를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케이블TV 방송사업자들은 결합상품 때문에 케이블TV 경영이 어려우니 이동통신 회사들의 결합상품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통신사업자 간에 음해성 소문이 나돌면서 서로 발목잡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번지고 있다. 
산업의 발전이나 법률적 근거보다 여론을 바탕으로 한 정책 추진이 난무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국회나 여론을 설득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곳이지 여론에 따라 정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규제완화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균형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통신사업자의 이해관계와 영향력에 따라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경쟁력을 뒷걸음질 치게 할 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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