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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인데 훌쩍 뛰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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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인데 훌쩍 뛰어, 왜?
금리 리스크 부담 탓에 5년 '혼합형'이 대부분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6.09.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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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중순 결혼을 앞둔 A씨는 신혼집 마련에 골치다.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이 평균 4억 원에 육박했다거나, 서울에서 아파트(매매가격 평균치)를 사려면 16년 동안 꼬박 월급을 모아야한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에 육박하는 전세금에 주택담보대출에 눈을 돌린 A씨는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최근 두달새 크게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의문이 들었다. 고정금리란 변동금리와 달리 금리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고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인데 금리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처럼 원론적으로 변동금리의 반대가 고정금리의 의미로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은행들이 소비자들에게 고정금리 상품이라고 소개하는 주택담보대출은 '혼합형 고정금리' 상품이 대부분이여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혼합형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일정기간 동안 금리가 변하지 않지만 이후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최근 두 달 새 시중 은행들은 최고 0.35%포인트까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올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한두 차례 올릴 경우 덩달아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역시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이 대부분이다.   

고정금리.jpg
▲ 자료제공: 각 은행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의 혼합형 고정금리는 6월 말 연 2.70%에서 8월 말 3.05%로 가장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은 연 2.69%에서 2.74%로 뛰었다.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은 연 2.64%에서 2.73% 상승했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이 없는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은 금융채 5년물 기준금리 적용시 'TOPS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동안 연 2.69%에서 2.80%로 상승했다. 

최근 두 달 새 최고 0.35%포인트까지 오른 5년 고정금리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은 대부분 5년 만기 금융채와 국고채 이자율과 연동한다. 5년 만기 금융채 금리(신용등급 AAA 기준)는 6월 말 연 1.45%에서 지난달 말 연 1.48%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시중은행들이 마진과 영업비용 등을 감안해 책정하는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5년, 10년 후의 예측 불가한 금리 리스크를 떠안아야 되기 때문에 원론적인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내놓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기존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인 '금리안전모기지론'을 일시 중지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9월과 12월 언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금리 상승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정부와 발맞춰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시중 은행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주택담보 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경우 10년이든 20년든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오인해 은행을 방문해 상담하고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시중은행의 경우 고정금리 상품은 대부분 혼합형으로 최초 고정금리와 기간 등을 꼼꼼하게 따져 현명하게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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