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중에서 올해 3분기까지 전산운용비를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삼성증권(대표 윤용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과 대신증권(대표 나재철)은 전년 대비 15% 증액했지만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은 같은 기간 31.1% 줄였다.
전산운용비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주식매매시스템 등을 비롯해 증권사 전산운용을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비용과 업그레이드 비용을 의미한다. 전산장애 등 금융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과 밀접하게 관련된 비용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전산운용비로 약 502억 원을 투자하며 증권사 중 전산운용비 집행 금액이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대비 1.7% 늘어 증가율은 높지 않았지만 매 년 타 증권사 대비 2~3배 이상 전산운용비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온라인·모바일 등 스마트 관련 IT 인프라 투자를 타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많이 해오고 있어 전산운용비 투자금액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는 보안과 해외상품 관련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특히 금융회사들이 많이 구축하지 않은 로보어드바이저 관련해서도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년 동기대비 올해 전산운용비 투자 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대신증권이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전산운용비로 174억 원을 썼는데 전년 동기대비 17.4% 증가한 수치였다.
연말 미래에셋대우와의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증권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전산운용비가142억 원으로 작년보다 약 19억 원 늘렸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전산운용비로 163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대비 33.3%나 감소했다. 단순 감소액도 81억 원에 달해 증권사 중 전산운용비 지출이 가장 많이 줄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통합증권사 출범에 따른 전산센터 이전 및 시스템 통합작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전산운용비가 크게 증가했지만 올해는 시스템이 안정됨에 따라 정상적인 전산운용비만 소용됐다"며 "경쟁 증권사와 비슷한 규모로 전산운용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도 같은 기간 전산운용비가 10.6% 줄었고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와 현대증권(대표 윤경은)도 소폭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각종 전산장애 사고를 일으킨 증권사 중 상당수는 올해 전산운용비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중순, 주문시스템 장애로 약 6시간 동안 주식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대형사고가 터진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는 올해 3분기까지 전산운용비를 6.6% 늘리는데 그쳤고 현대증권은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3.1% 줄였다.
현대증권도 작년 6월 15일 약 2시간 동안 HTS 전산장애가 발생해 접속 및 시세조회가 불가능하는 등 전산장애로 인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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