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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소비자는 공감, 인정 그리고 배려에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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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소비자는 공감, 인정 그리고 배려에 감동한다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16.12.27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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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이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나라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쏟아진 한해였지만 개인적으로도  본지 창간 10주년을 맞아 어느 해보다 바쁜 시간들을 보냈던 해로 기억에 남는다.

소비자 문제 관련 전문매체로써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점과 개선점의 방향을 찾기 위해 지난 10년간 줄기차게 한 길을 걸어왔다.

그동안 예민하게 날 선 기사들을 주로 다뤄왔다면 1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와 기업, 관련 부처인 정부의 신뢰 찾기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5월부터 5개월간 진행한 ‘소비자 기업 아름다운 동반자’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의 입장은 물론 기업이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귀 기울였고, 중재와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할 정부가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또한 10월에는 ‘소비자 체험 감동수기 공모전’을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칭찬하는지를 들여다봤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따끔하게 질책하는 것만큼이나 칭찬과 격려가 어쩌면 더욱 모범적인 답안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시작된 작업이었다.

10년간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던 부분은 업체들의 ‘약속 어기기’였다.

당일 배송을 약속하며 판매한 제품 배송이 차일피일 늦어지는 일이 빈번하고, 재고 및 가격 관리 부실로 걸핏하면 반복되는 품절 및 가격 인상 통보, 정식 경로를 통해 수입되었다는 제품의 가품 확인 등등 브랜드와 업체를 믿고 구입한 제품과 서비스에서 수시로 반복되는 약속 파기에 소비자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게다가 그런 잘못들을 지적하면 솔직한 인정과 사과가 아닌 “있을 수 없는 일”, “시스템 상의 착오”라거나 배송업체 등 협력업체로 모든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한 대응으로 오히려 화를 키웠다.

그렇다면 소비자를 감동케 하는 건 뭘까?

체험 감동수기를 통해 확인한 소비자 감동의 포인트는 예상 밖에도 너무나 평범했다. 금전적 혜택 등 거창한 보상이 아니라 인정과 배려, 그리고 공감이었다.

에어컨을 이전 설치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편의를 우선한 작업방식에 소비자는 감동했고, 식품에서 이물이 발견되자 어떤 과정을 통해 이물이 유입됐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구체적인 개선 방식을 알려 차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제조사의 해결방식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잠든 아이가 깰까 전전긍긍하는 아기엄마의 요청을 배려한 소셜커머스 담당 배송직원은 ‘아이가 자고 있으니 조용히 노크해 주세요.’라는 눈에 띄는 스티커를 부착해 주는 세심한 배려로 소비자의 감성을 울렸다.

고령의 사용자를 상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사용법을 알려주는 AS센터 직원의 모습에서 감동을 느꼈다는 한 소비자는 “어떤 으리으리한 광고마케팅보다 소소하지만 따뜻한 실전 서비스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업체들이 풀어야 할 해법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업체들은 감동수기 자체를 거북해 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의 칭찬에 앞서, 잘못이 먼저 드러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어떤 제품과 서비스도 100% 완벽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 역시 그걸 모르지 않는다. 다만 그에 대해 어떤 사후처리와 대응을 하는지에 따라 믿지 못할 업체가 될지, 더욱 커진 신뢰로 충성도 높은 단골을 갖게 될 지 결정하는 게다. 

잘못이 있다면 그걸 인정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이런저런 핑계가 아닌 솔직한 인정과 사과가 철옹성 같은 불신의 벽을 허물 수 있다. 그 다음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 살피는 배려, 그걸 알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진심어린 공감은 필수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건 조금 촌스러울지언정 여전히 만고불변의 진리임은 틀림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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