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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흙탕에 빠진 우리은행 행장선임 문제를 풀기 위한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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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흙탕에 빠진 우리은행 행장선임 문제를 풀기 위한 묘수는?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7.01.13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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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시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차기 행장 선임이 혼탁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 11일 후보자 추천이 마감된 후,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수석부행장 2강의 치열한 경쟁 속 8명의 후보들의 물밑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정치권과 금융권 줄대기 의혹, 후보들간 '마타도어'에 대한 우려로 얼룩지고 있다.

상호비방이 과열되는 양상에 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은 자진사퇴까지 했다.

대표적인 '마타도어'로는 '이광구 행장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 안된다'는 것과 '이동건 수석부행장은 이미 한번 낙마한 사람이어서 식상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일은행 출신들이 10명 중 6명을 차지한 것을 두고 '본인 몸값 띄우기'나 이동건 수석부행장을 밀기위한 의도적 들러리가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   

금융권과 정치권 줄대기 의혹 역시, '실체'도 없는 상황에서 여야의 거물급 정치인과 다선 의원, 금융권의 수뇌부를 중심으로 '모 후보가 누구의 라인이다'는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금융권과 은행권에서 '행장 선임 이후, 우리은행내 후폭풍이 거세게 불 것'이라는 지적이 납득이 가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행장선임의 키를 쥔 사외이사회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누구를 뽑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 게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4일 사외이사회 의장으로 당선된 노성태 의장은 차기 행장의 요건으로 우리은행 재직 중 이뤄낸 업적, 앞으로 제시할 비전, 검증된 경영능력, 리더십 등을 평가요소로 언급했다. 특히 리더십에 대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못 박아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임을 둘러싼 정치권과 금융권 줄대기 의혹과 후보들간 '마타도어' 우려를 보면, 노성태 의장과 우리은행 사외이사회가 밝힌 차기 행장 요건을 충족할 후보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은행 지분 21.4%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차기 행장 인사 비관여나 경영 간섭 최소화를 외치고 있지만 최근의 후보자간의 과열경쟁 양상에 정국혼란까지 겹쳐져 혼탁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기자는 지난 4일 노성태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공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물었고 "차기 행장 선임 절차와 결과의 공정성을 답보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과 이를 공식 발표하는 것도 차후 논의할 예정"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로부터 열흘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사외의사회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행보를 취하지 않고 있다. 3월 주총 이전에 행장 선임이 마무리되어야 함을 감안하면 이제 남은 시간이 짧게는 몇 주, 길어도 1개월 남짓이다.

날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사외이사회가 발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힘겹게 민영화의 길에 들어선 우리은행의 행장선임이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그간의 노력이 퇴색하는 것은 물론, 향후 내부역량 결집을 통한 안정적 성장에도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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