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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소비자 민원 예방 위해 '금소리' 영역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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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소비자 민원 예방 위해 '금소리' 영역 키운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2.14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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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의 대표적인 금융소비자 참여 프로그램 '금융소비자리포터'(이하 금소리)가 출범 19년째를 맞았다. 형식적 활동에 그치지 않도록 제보에 대한 평가 체계와 우수 활동에 대한 포상 부분을 확대했다.

지난 1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는 20대에서 60대까지 약 80여 명의 '금융소비자리포터(이하 금소리)'들이 교육을 앞두고 한 자리에 모였다. 기자도 금소리의 일원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그렇다면 금소리는 무엇이고 이들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금소리는 금감원이 다양한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해 수요자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금융관행제도 개선에 활용할 목적으로 지난 1999년 7월 '금융이용자모니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2013년 11월부터 명칭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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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375명이 금소리로 선정돼 활동했는데 이들은 총 792건의 제도개선 등 의견을 제시했고 그 중 60여 건의 제보에 대해서는 금감원 감독 및 검사 업무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도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응모로 310명이 뽑혔고 금융 유관기관 추천으로 57명이 추가로 뽑혀 총 367명이 활동하게 됐다.

금소리 제보, 불완전 판매 우려 상품 개선 앞장...상당수 '등급 외' 분류 


제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현행 규정이나 기준이 불합리해 다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거나 금융기관의 법규 위반 사항으로 금융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면 제보로 인정한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 금소리는 자신이 가입한 변액보험 상품 안내장에서 '보장성 보험'이 아닌 '저축성 보험'으로 기재된 것을 발견해 금감원에 제보했고 이후 해당 상품 안내장에 잘못 적힌 내용이 대거 수정되기도 했다. 만약 해당 금소리가 제보를 하지 않았다면 불완전 판매가 지속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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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우수 리포터로 선정된 4명의 리포터와 금감원 천경미 부원장보(가운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하지만 단순 민원이나 반복되는 제보, 구체적 대안이 없는 막연한 내용의 제보는 해당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나 우체국 같은 금감원 감독 소관이 아닌 기관 관련 내용도 제보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수합된 제보는 총 4개 등급(상·중·하·등급외)으로 나뉜다. '상' 등급은 문제 제기가 타당성이 있고 실제 관련 법규 또는 감독·검사규정의 개정까지 검토되는 중대 제보로 분류된다.

다만 아직까지 금소리를 통해 들어온 제보 중 상당수는 '등급 외'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3년 간 금소리를 통해 접수된 제보 3천129건 중 '하' 등급 이상 제보는 550건으로 전체 제보의 17.5%에 불과했다. '상' 등급에 해당하는 제보는 단 1건도 없었고 대부분 '등급 외'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등급 산정이 지나치게 높다는 일부 금소리의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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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도 이 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금융업에 종사하는 금감원 직원들 조차 '상' 등급에 부합하는 제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금소리로 선발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정책이나 법규를 바꿀만한 제보가 금소리를 통해서 나온다면 좋지만 금소리로 활동하는 분들이 대부분 일반인이기 때문에 전문성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금감원이나 금융회사가 짚어내지 못한 불합리한 내용을 바로 잡는 역할을 금소리가 해주고 있어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 적극 제보 위해 인센티브 지급...실적 없는 '금소리' 실격 처리

금감원은 금소리의 적극적인 제보 활동을 위해 올해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우선 제보 중 상당수가 '등급 외'로 분류돼 금소리의 활동 의욕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올해부터는 '등급 외' 등급도 '등급 외'와 '등급 외(즉시종결)'로 나눠 등급 외 제보도 금소리 활동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금소리들이 애쓰며 올린 제보를 사장시키기 너무 아까워 참여도에도 반영하고 제보 내용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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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금소리 발대식에 참여한 리포터들이 금소리 활동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전적 보상에서도 지난해까지 제보 실적에 따라 연 1회 포상을 했지만 올해부터는 7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우수 리포터를 선발해 최대 30만 원의 포상금도 지급한다. 개별 제보에 대해서도 제보 수준에 따라 '상'등급 제보는 제보당 최대 50만 원의 제보수당도 지급된다.

특히 금소리로 선발됐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제보 내용을 찾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을 들어 2014년부터 금감원이 먼저 금소리들에게 중점 제보 주제를 선정해 제보를 직접 받는 시스템도 적용해 금소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해 9월 오픈한 금융소비자포털 '파인'에 대한 피드백을 금소리를 통해 듣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반기 금소리 활동 실적이 없다면 활동의지가 없다고 보고 금소리 자격이 상실되고 이듬해 선발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패널티도 주어진다.  

금감원 천경미 부원장보는 "금융산업의 발전으로 금융상품의 복잡 다양화, 금융소비자간 정보 비대칭 강화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금융소비자보호는 금감원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고 금소리 여러분들의 제보 하나하나가 중요한만큼 실생활에서 금융거래를 할 때 불편하거나 부당한 사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금소리로 참여하는 20대 소비자 A씨는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금소리 활동에 대해 접하게 됐는데 일상생활에서 금융과 관련된 불합리한 내용이 있다면 적극 제보하겠다"면서 "금소리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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