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중화권 자본' 업은 동양생명·현대라이프, 초회보험료 급증...삼성·한화·교보는 감소
상태바
'중화권 자본' 업은 동양생명·현대라이프, 초회보험료 급증...삼성·한화·교보는 감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2.20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양생명(대표 구한서)과 현대라이프생명(대표 이재원)이 지난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강화한데 힘입어 초회보험료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초회보험료 상위 10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7곳이 지난해 초회보험료가 감소했지만 동양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은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다만 저축성 보험은 일시납 비중이 높아 중·소형 보험사들이 단기간에 덩치를 키울 수 있으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역마진 우려가 지적된다.

두 회사는 중화권 자본인 안방보험과 푸본생명을 최대주주로 받아들인 뒤 공격적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20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생보사의 초회보험료는 10조4천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조사대상 25개 생보사 중에서 전년 대비 초회보험료가 증가한 곳은 8개 사에 불과했다.

상위 10개사만 놓고 보면 동양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대표 안양수) 외에는 초회보험료가 일제히 줄었다. 

0220001.png

업계 1위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은 지난해 초회보험료가 42.5% 감소하면서 순위가 2위에서 4위로 내려 앉았다. 

지난 2015년에 초회보험료가 가장 많았던 NH농협생명(대표 서기봉)도 29.9%나 줄면서 동양생명에 1위를 내줬다. 생보 '빅3'로 꼽히는 한화생명(15.3%)과 교보생명(6.7%)도 초회보험료가 감소했다.

이는 2021년 IFRS4 2단계 도입을 두고 지난해를 기점으로 생보사들이 저축성 보험보다는 보장성 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초회보험료 수입의 경우 일시납 비중이 높은 저축성보험 판매가 많을수록 올라가는데 다수 생보사들은 위와 같은 이유로 저축성보험 중심의 일시납 판매를 줄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11월 말 누적 기준 초회보험료 수입으로 지난해 2조3천328억 원을 올려 전년 대비 925.9% 증가했다. 증가액으로도 약 2조1천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NH농협생명을 제치고 초회보험료 수입 1위를 차지했다. NH농협생명은 지역농협 중심 방카슈랑스 영업에 강점이 있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다.

특히 저축성 보험이 대거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실적이 급등했다. 작년 11월 누적기준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수입은 약 2조2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배나 늘었다. 방카슈랑스의 최강자 NH농협생명(2조2천250억 원)에 근접할 정도였고 전체 초회보험료의 94.3%가 방카슈랑스에서 나왔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절판 마케팅' 열풍까지 불어일으킨 양로보험을 중심으로 저축성 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생사혼합형으로도 불리는 양로보험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사망하거나 또는 생존하였을 경우에도 일정시점까지 생존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으로 저금리 기조에도 지난해 2% 중반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동양생명의 저축성 보험 초회보험료는 2조57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36.7% 증가했고 이 중 대부분은 방카슈랑스 채널로 판매됐다. 현재 판매중인 대표상품 '(무) Angel 저축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이 2.1%인데 국내에서 판매중인 양로보험 상품 중 가장 높다.

0220002.png

현대라이프생명도 동양생명과 비슷한 양상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1월 누적기준 초회보험료가 9천71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2.2% 증가했다. 초회보험료 순위에서도 전체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현대라이프생명도 지난해 방카슈랑스 비중을 줄이는 타 사와 달리 방카슈랑스 판매를 시작하면서 외연을 넓히기 시작했다. 방카슈랑스에 강점이 있는 대주주 푸본생명의 영향 덕분인데 지난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1월 누적기준 8천5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이에 따라 대면 채널에서만 판매했던 저축성 보험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판매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현대라이프생명 저축성 보험 초회보험료는 7천67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4.6% 증가했고 보장성 보험은 31.6%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향후 두 회사의 방카슈랑스-저축성 보험 위주의 판매 정책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저축성 보험의 매력이 떨어졌고 재무건전성 차원에서 금융당국도 저축성 보험 판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로보험은 현재 동양생명 '(무) Angel 저축보험'과 KDB생명 '(무)KDB알뜰양로저축보험'까지 2개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4월부터 장기저축성 보험의 보험차익 비과세한도가 일시납은 총 보험료 합계 2억 원에서 1억 원 이하로, 월 적립식은 1인당 합계 150만 원 이하로 축소되는 저축성보험 비과세 혜택 축소 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보장성 보험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저축성 보험 비중이 가장 크게 늘었던 동양생명은 지난해 월납초회보험료 기준 보장성 상품 판매가 전년 대비 25.6% 증가한 344억 원을 거뒀다. 특히 방카슈랑스에서는 보장성 보험 월납초회보험료가 전년 대비 262.7% 증가하기도 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성 보험이 많이 늘었지만 마치 저축성에만 올인한 것은 아니고 보장성 상품 비중도 늘려왔다"면서 "저축성 보험은 올해 작년 수준으로,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려가며 양적·질적 성장을 함께 가져가는 경영 방침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