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곰팡이와 전쟁(?)을 치뤄야 하는 소비자들의 고충이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세탁기의 구조적 문제라며 근본적 해결을 원하고 있지만 제조사 측은 내부에 쌓인 곰팡이가 먼지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사용자의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에 사는 김 모(여)씨는 삼성전자 워블 통돌이 세탁기(16kg)을 구입한지 2년째다. 사용 중에 검은 먼지가 항상 발견됐지만 그러려니 하고 털면서 사용해 왔다고. 하지만 얼마 전부터 더 심해져 세탁기전용 청소세제까지 사용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천연 청소법'이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고 과탄산, 베이킹소다, 구연산을 넣고 작동하자 물색이 진흙탕 색으로 변했다. 10번 넘게 반복해도 끊임없이 검은 이물질이 나왔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곰팡이 때문이라며 외부 전문청소업체를 이용할 것을 권유했다. 6만 원을 주고 세탁기 내부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청소업체 직원으로부터 "세탁통 바닥을 분리하지 못하게 만들어서 그 부분에서 계속 곰팡이가 나온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김 씨.
제조사 측으로 관련 내용을 전화고 책임을 물었지만 구조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됐다. 결국 실랑이 끝에 감가상각비 43%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곰팡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습기 때문이다. 세탁과정에서 세탁물 찌꺼기가 바닥에 내려앉으며 곰팡이가 생기게 되는데 습기가 많을수 밖에 없다보니 물 때, 곰팡이, 세균 등이 번식하기 쉽다.
세탁기 내부를 청소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세균 번식이 화장실 변기의 무려 100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전업체들은 곰팡이 발생에 대해 제품 하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무상교환, 환불에 매우 인색하다. 무상보증 기간 이내의 경우에는 '통세척을 자주 하라', '헹굼 횟수를 늘려라', '세제를 바꿔보라'는 등 사용방법에 대한 안내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며, 무상보증 기간 이후에는 외부 청소업체를 통한 해결을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할 경우 제품 불량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보단 각사가 운용하는 환불정책을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을 수 있다. 감가상각을 계산해서 일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데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사들이 모두 운영하는 제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탁기는 사용하는 행태나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상황이 심할 경우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물 곰팡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선 한 달에 2~3회 세탁조 등 내부 세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일반 세탁기의 경우에는 따뜻한 물, 빙초산을 넣어 하루 동안 둔 뒤 다음날 걸레를 몇 장 넣어 세탁을 해주면 세탁기를 말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
드럼세탁기의 경우에는 흔히 쓰이는 식초 한 컵과 걸레를 넣어 세탁을 하면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다. 세탁기의 뚜껑은 평소 항상 열어두는 편이 환기가 되기 때문에 세균, 곰팡이 등의 번식을 억제시키기 좋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