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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기업분할 초읽기...재무구조개선·주주가치 제고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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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기업분할 초읽기...재무구조개선·주주가치 제고 효과 기대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2.2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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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표 권오갑, 강환구)의 기업분할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향후 파급효과에 대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한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분할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4월 1일까지 분할을 완료하고 5월 현대중공업과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보틱스 등의 분할존속 및 신설회사를 재상장해 분사 계획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중공업이 기업분할을 통해 어떤 이득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재무구조 개선 , 업무효율성 증대, 회사별 경쟁체제 도입, 주주가치 제고효과 등

먼저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분할이 완료되면 현재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부채를 자산비중에 따라 신설회사들과 나눠가지게 된다.

기존 현대중공업이 들고 있던 15조원가량의 부채(차입금+회사채 등)는 분할존속회사인 현대중공업이 10조7천984억 원, 전자부문인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이 1조2천577억 원, 현대건설기계가 8천805억 원, 지주회사 현대로보틱스가 2조1천407억 원을 가져간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의 총차입금 중의 27%인 2조 원을 떠맡지만 대신 알짜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를 현대로보틱스의 계열사로 편입시켜 수익성을 담보한다.

분리되는 회사에 차입금을 나눠 배정하면 현대중공업은 차입금이 3조9천억 원 수준으로 줄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비율이 낮아지며 재무안전성이 높아져 조선업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조금 더 버틸 체력을 기를 수 있다. 재무 안전성이 높으면 조선업 불황에도 고용 유지가 가능하다

업종특성에 따른 사업운용으로 업무효율성 증대도 예상된다. 조선업은 주문을 받고 난 뒤에 제품을 만드는 선주문 후 제작방식의 사업이다. 하지만 기계사업부 등은 제작을 미리 해둔 후에 제품을 판매하는 양산 방식의 업종이다. 이렇게 사업부 특성이 다른데도 현대중공업이라는 큰 틀에 묶여있으면서 사업이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아왔다.

조선업 특성상 혹서기 2주간 여름휴가를 보내는 게 효율적이지만, 열심히 공장을 돌리며 제품을 생산해야 할 전기전자나 건설장비까지도 휴가라고 공장 문을 닫기도 했다. 기업분할 이후에는 각 신설회사들이 업종에 맞는 자체적 사업계획과 R&D계획을 짤 수 있게된다. 사업부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꾸릴 수 있게 돼 의사결정이 신속해지고 영업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여지가 커진다. 독립 경영체제로 연구개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품질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경쟁체제 확립으로 인한 각 독립회사들의 자체 경쟁력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부만 1등이었고 다른 사업부는 그렇지 않은데도 현대중공업에 가려 타 사업부도 1등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지난 15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등 경영진은 사내 소식지를 통해 "남들이 혁신을 외치고, 스마트 공장을 추구할 때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비(非)조선 사업 부문들은 세계 1등도 아닌데 현대중공업 울타리 안에서 ‘세계 1등’이란 구호만 외치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분사가 완료되면 각 사들은 독립적인 책임경영체제를 갖추게 되고, 각 사업부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경주하게 되면서 기업의 영속적인 생존력이 강화될 수 있다.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모든 순환출자가 해소돼고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돼 주주가치 제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 주주의 지분가치가 분사를 통해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이 업황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사업과 분리되면 순자산가치(PBR)가 현재 0.7배에서 경쟁업체 수준인 1배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현재 현대중공업 기업가치는 15조4천억 원 수준인데 분할 후에는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 뜨거운 논란거리 불구 절차대로 분할 시행될 가능성 높아

이렇게 기대되는 효과들이 있음에도 현대중공업의 기업분할은 현재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은 전면 파업을 진행하며 분할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4일 사업분할 구조조정 중단과 2016년 임단협 타결 촉구를 위한 이틀째 전면파업을 벌였다.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이는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3년 만의 일이다. 노조는 이번 기업분할이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며 경영권세습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모든 근로자의 고용과 근로조건을 100% 승계할 것"이며 "지분이동이 없기 때문에 경영권세습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상황에서 노조와 지방자치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지만 현대중공업의 회사 분할계획은 절차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의결권 자문사들도 반대보다 찬성하는 입장들이 다수인 상황이어서 추진력을 받고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서스텐베스트는 지난 22일 현대중공업 분사 이후 신설되는 회사들의 주식관련 사채의 발행한도가 지나치게 높아 주주가치를 훼손할 것이라며 분할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ISS, 대신경제연구소 등은 현대중공업의 분사계획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찬성 권고 의견을 내놨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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