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삼성,'미래전략실' 전격해체로 탈태환골 의지...그룹 컨트롤 타워는?
상태바
삼성,'미래전략실' 전격해체로 탈태환골 의지...그룹 컨트롤 타워는?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3.03 0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전격 해체하며 재벌그룹의 상징과 같던 '선단식 경영'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목표로 탈태환골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사태로 그룹 경영에 위기감이 드리우고 있지만,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풀고 새로운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 그룹 컨트롤 타워의 역할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각 사가 각자도생으로 간다는 큰 원칙을 발표했지만 계열사만 53개에 달하는 삼성이 중복투자 등 각종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은 필요할 것이란 관측 때문에서다. 

지난 1일 삼성그룹은 최지성 실장, 장충기 차장 미전실 수뇌부 9명이 동시 퇴사하고 조직을 완전 해체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계열사로 기능을 이전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원천 봉쇄시키려는 조치였다. 삼성은 미전실이라는 그룹조직을 58년 만에 없애고 계열사 자율경영에 돌입하기로 했다. 삼성은 컨트롤 역할을 하는 그룹 차원의 조직을 또다시 신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그룹경영 해체에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전실 해체로 정권과 연결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 실천을 위해 단호하게 변신할 생각이다. 그룹경영 해체로 인한 후폭풍이 예상되지만 그만큼 탈태환골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삼성은 16개 상장사를 포함해 5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거대조직이다. 삼성 그룹통합조직인 미래전략실은 그동안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의 인수합병(M&A), 신사업 선정과 투자, 계열사 간 업무조정, 경영계획과 수립, 인사, 감사 등 경영전반을 관리하고 조정·통제했다.

이같은 업무가 이젠 각 계열사 이사회나 관련 계열사 간 일시적 협의로 넘어갔다.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와 임원인사, 투자, 채용 등 업무가 계열사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 권한이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떠한 방식으로든 컨트롤 타워 역할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지적이다. 불필요한 중복투자를 막고, 계열사간 역할 조정과 교통정리를 하기 위한 역할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진행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예상이다.

가장 신빙성 있게 제기된 것은 3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유관 계열사들이 함께 주요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자율경영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자, IT관련 계열사들의 맏형 역할을 하고,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들의 대장역할을, 삼성물산은 중공업 계열사들의 대표 역할을 맡아 '3사 컨트롤 타워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미전실이 맡았던 그룹 차원의 전략과 기획, 인사, 법무, 홍보 등의 업무가 3대 주력 계열사로 이전된다는 것으로 현재 가장 대세를 이루는 예측이다.

그런데 2일 삼성전자가 권오현 대표이사(부회장) 직속으로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새로 만들고 김종호 삼성중공업 생산부문장을 실장으로 위촉하면서 삼성전자가 전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조율하는 등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새로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김 사장을 신임 글로벌품질혁신실 실장으로 내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 따른 자사 제품 전반에 걸친 품질 혁신의 필요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애초 삼성물산이 총괄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공업 분야 사장을 삼성전자로 이동시켰기 때문에 미전실 해체 이후 사장단 인사의 키를 삼성전자가 쥐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전실 공식해체 이후 바로 다음날 나온 이번 사장인사가 사실상 삼성전자가 전 계열사를 총괄하는 구도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 미전실 해체 이후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3사가 하게되지만 삼성전자가 다른 두 회사보다 상위에 위치해 결정을 주도하는 시나리오가 신빙성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대 핵심계열사가 각자 관련 계열사를 이끌되 삼성전자가 대장역할을 하며 컨트롤타워 기능을 주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