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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도넘은 '앱팔이'...부모님 스마트폰에 은행 앱 수두룩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2017년 03월 10일 금요일 +더보기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 모씨는 최근 친정어머니의 스마트폰에 읽지 않은 문자메시지가 10통이 넘게 있어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 모두 인터넷 뱅킹, 페이, 은행SNS 등과 관련한 안내문자였다. 실제로 어머니의 휴대전화에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이 무려 3개나 설치돼 있었다.

어머니에게 사용도 하지 못하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설치했는지 자초지정을 물었다. 송금을 위해 은행 창구를 방문했다가 각종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직원의 말에 그 자리에서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고. 직원은 보안카드 애플리케이션를 스마트폰에 직접 깔아주면서 인증서 암호는 종이에 따로 적어주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은행 창구 직원들이 은행창구를 직접 방문하는 고령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 실적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고령 금융소비자들이 각종 은행 애플리케이션 설치 이후 의미도 잘 모르는 알림문자와 공지사항 등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받아 스트레스를 받는가 하면, 인터넷뱅킹 착오송금 피해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미싱이나 파밍,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대한민국 만 60세 이상 노인 1천 명을 가운데 4.5%는 금융사기를 경험했으며, 금융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 10명 2~3명 만이 신고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됨에 따라 고령 금융소비자의 금융피해는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고령 금융소비자들은 기대수명의 증가로 노후자금이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 금융사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노화로 인한 인지능력 저하로 빠르게 변하는 금융시장의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이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은행 직원들이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해 무차별적으로 권유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은행 직원들이 애플리케이션 권유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은행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비대면 채널 강화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애플리케이션 신규 가입자 유치를 고과와 연관시켜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영업점 한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앱팔이로 전락한지 오래”라며 “본점에서 영업점마다 할당량을 주고, 영업점은 이를 직원들에게 할당하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인 역시 할당량을 채우려면 친·인척, 지인은 물론 두세 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에게도 부탁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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