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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협 등 2금융, 주택담보대출 오히려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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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협 등 2금융, 주택담보대출 오히려 늘려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7.03.16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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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의 대표 격인 지역 농협이 가계대출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정부 방침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필요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 영업 전략을 펼쳐 우려를 낳고 있다.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 소속인 지역 농협들은 영업점을 찾는 금융소비자들에게 "1금융과 달리 원리금을 한꺼번에 갚지 않아도 된다"거나, "30년 상환 기간을 적용해 갚아야할 원금 비중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주담대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등 1천300조 원이 넘는 가계대출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지역 농협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히려 '풍선효과'를 이용해 신규 금융소비자 유치의 호기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는 전 분기보다 47조7천억 원 늘었다. 이 중 지역 농협을 비롯한 상호금융과 보험, 판매신용 등은 4분기에만 21조6천억 원이 늘어 은행권보다 증가액이 컸고, 전년 동기 증가액(13조7천억 원)보다도 많았다. 주담대도 지난해 3분기 6조7천 억 원에서 4분기 10조9천 억 원으로 되레 늘었다.  

반면 1금융 은행 가계부채 증가분은 17조4천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증가분 22조2천억 원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금융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후 지역 농협을 비롯한 2금융권 대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금융권의 적극적인 영업 활동이 가계부채와 주담대 증가액 수치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서울 군자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 모(52세)씨는 “나와 같이 1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한 금융소비자들로 농협 대출 창구에 대기자가 가득했다”며 “대출 업무를 보는 직원이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1금융권과 금리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이제 곧 (지역)농협도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원금도 같이 갚아야 된다’며 지금은 2금융권에서 대출 받는 게 유리하다고 권유했다”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농협 영업점의 한 관계자는 “ '풍선효과'로 대출 문의 부쩍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며 “실제로 농협뿐만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등 2금융권은 지금이 기회다라며 우후죽순 대출을 늘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가 지난 13일부터 상호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상호금융권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연 5천억 원 정도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는 1금융권과 마찬가지로 2금융권에서도 대출받을 때도 차입자가 소득 수준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원리금을 분할상환해야 한다”며 “지역 농협을 비롯한 상호금융권이 더 이상 이 같은 방식의 주담대 영업을 하기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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