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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 이어 쏘나타도 택시 조기 투입…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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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 이어 쏘나타도 택시 조기 투입…득과 실은?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3.20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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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가 이달 8일 신형 ‘쏘나타 뉴 라이즈’를 출시함과 동시에 조만간 택시 모델도 시장에 조기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부진한 내수 판매 실적 회복을 위해 던진 초강수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해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현대차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쏘나타가 영업용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지난해 소비자들이 르노삼성(대표 박동훈) SM6와 한국지엠(대표 제임스 김)의 말리부로 몰렸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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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LF 쏘나타 택시 모델
현대차는 이르면 4월, 늦어도 상반기에는 신형 쏘나타 택시를 판매할 계획이다. 연간 25만대에 달하는 택시 시장을 통해 내수 판매량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 택시에 필요한 LPG 모델을 출시하고 장애인과 렌터카 판매를 시작한다.

신형 쏘나타 택시 모델의 출시 시기는 일반 모델의 판매 추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영업부서에서 신형 쏘나타의 택시 모델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너무 이른 시점에 택시를 출시하면 일반 모델의 희소가치가 떨어지는 반대급부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택시 모델이 4월에 나올 확률은 좀 적어보이지만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이전 모델보다 비교적 출시 시기를 앞당기려는 이유는 최근 부진했던 내수 판매 실적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앞서 지난해 이미 신형 그랜저의 택시 모델 투입도 조기에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입장에서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더욱이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별도로 론칭하면서 과거 그랜저와 쏘나타에 부여됐던 고급 세단의 이미지는 많이 희석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신형 그랜저의 주요 고객이 30~40대 젊은층이라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택시 판매로 실적을 높임은 물론 노출도 확대할 수 있어 이전 모델과 달리 빠르게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형 쏘나타의 택시 조기 투입 배경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 실적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이 같은 공격적인 판매 전략이 오히려 악수가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일반적으로 중형차급 이상의 신차의 경우 출시 후 최소 몇 개월, 혹은 평균 1년여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나 택시 모델을 출시한다. 너무 이른 택시 모델의 투입은 차량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 차량인 르노삼성 SM6가 출시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택시 출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SM6 LPG모델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택시 모델을 내놓을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SM6에 대해서는 출시 당시부터 중형차급 이상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고, 기존 SM6 고객들도 택시 모델 출시를 원하고 있지 않아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욱이 SM5와 SM7 택시가 좋은 조건으로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이라 SM6까지 택시 모델을 내놓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엠 말리부 역시 마찬가지다. 말리부는 국내에서 택시 모델 출시 계획이 아예 없다. 한국지엠은 경쟁 차종들과는 달리 말리부 구형 시절부터 브랜드와 제품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택시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말리부는 LPG 모델도 판매하고 있지 않고 있다”면서 “택시 모델 판매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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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신형 그랜저 택시 모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택시 수요는 대부분 중형차에 몰려있다”면서 “이 때문에 신형 그랜저의 경우 출시와 동시에 택시 모델을 내놓아도 파급력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쏘나타의 경우 그랜저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면서 “택시 수요가 많은 쏘나타의 경우 일반 모델과 택시 모델이 시장에 같이 풀리게 되면 일반 모델의 희소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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