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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임 성공한 한투증권 유상호 사장, 올해 과제는 '초대형 IB 경쟁' '고객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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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임 성공한 한투증권 유상호 사장, 올해 과제는 '초대형 IB 경쟁' '고객신뢰 회복'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3.27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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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최초로 '10연임'에 성공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초대형 IB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가 증시 침체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와 파생상품 손실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유 사장은 자산관리와 투자은행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초대형 IB 경쟁 원년을 맞아 대형 증권사들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있어 특화된 초대형 IB를 만드는 것이 유 사장의 최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일부 직원들이 고객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깎였던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시급한 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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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대표이사 사장
지난해 유 사장이 보여준 성과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증시 불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하면서 상당수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반토막 났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수익구조를 'IB(기업금융)-AM(자산관리)' 모델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구축하며 순이익 감소분을 타 사 대비 큰 폭으로 줄였다.

특히 IB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약하면서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IPO(기업공개) 주관 시장에서 총 14건, 금액으로는 1조3천610억 원 규모의 주관 업무를 맡아 IPO 주관 건수와 규모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두산밥캣,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IPO 대어들을 싹쓸이하면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다. 2위 NH투자증권(7천16억 원), 3위 신한금융투자(5천533억 원)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가 34조8천억 원으로 3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랩 어카운트는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증권회사의 금융자산관리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배분과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률의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 '키스 베트남'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진출 외국계 증권사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전체 순위에서도 10위 권 안으로 진입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천4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4% 감소했지만 삼성증권(-36.6%), 신한금융투자(-46.4%), 메리츠종금증권(-14.8%) 등 다른 증권사 대비 순이익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지만 올해가 11년차가 아닌 '새로운 1년 차'라고 강조한 연임 소감처럼 올해 유 사장이 헤쳐나가야할 환경은 녹록지 않다. 우선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초대형 IB' 시장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있고 수익 창출을 위한 수익구조 다변화도 당면한 과제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에게 주어지는 발행어음 발행과 외국환 업무 등 신규사업에 대한 대비와 더불어 카카오뱅크, 우리은행 등 지분 참여를 한 은행권과의 협업으로 인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의 초대형 복합점포 설립은 우리은행 역시 다른 파트너들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고 우선 금융주선 업무 등 기업금융쪽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역시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준비 작업 이후 하반기께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들을 고민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 8천억 원 규모의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구간 금융주선사로 입찰에 나서면서 우리은행과의 첫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향후에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서 은행과의 다양한 방식의 거래를 주선할 계획이다.

고객보호 측면에서도 '신뢰 회복'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차례 자사 지점 직원이 고객들이 맡긴 투자금 수십억 원을 횡령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장조사까지 받으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유 사장은 지난 2월 전 직원 동의를 받아 신용등급을 조회해 등급이 낮은 직원은 영업점 근무를 배제시키고 5년 이상 같은 지점에서 근무한 직원을 의무적으로 순환 근무를 시키는 대책을 꺼냈다. 연초 유 사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특히 리테일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초대형 IB 등 외형 성장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보호 또한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후 추가적인 쇄신 방안도 기대되고 있다.

유 사장은 "초대형 IB 대전이 시작 되는 2017년 올해를 CEO 11년차가 아닌 새로운 출발의 1년이라고 생각하겠다"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장기적인 전략하에 전 임직원들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을 향해 매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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