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오펠 매각' 한국지엠에 득일까? 실일까?..."수출물량 축소" vs."소형차 주도권 확보"
상태바
'오펠 매각' 한국지엠에 득일까? 실일까?..."수출물량 축소" vs."소형차 주도권 확보"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3.30 08:5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GM(제너럴모터스)이 유럽 자회사인 오펠과 복스홀을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에 매각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지엠(대표 제임스 김)이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오펠에 연간 수 십 만대의 차량을 공급했던 한국지엠의 수출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오펠이 가지고 있던 GM의 소형차 개발 주도권이 한국지엠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상반된 관측이 제기되는 탓이다.

크기변환_쉐보레 트랙스 전측면_누끼컷.jpg
▲ 한국지엠이 오펠을 통해 '모카'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는 쉐보레 트랙스. 트랙스는 지난해에만 24만대에 달하는 물량이 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GM의 오펠 매각이 한국지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매각으로 한국지엠이 오펠에 공급했던 쉐보레 차량의 공급량이 줄어 매출 감소와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지엠의 수출 물량 40~50%가량이 유럽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트랙스와 캡티바를 각각 오펠의 모카와 안타라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수출해 왔다. 여기에 창원공장에선 생산한 스파크 역시 칼이라는 이름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GM의 오펠 매각(유럽 시장 철수)은 국내 공장의 수출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예측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의 수출 물량은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시장에서 철수 한 이후 2013년 63만대에서 2014년 48만대, 2015년 46만대, 지난해에는 42만대 수준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물론 오펠이 PSA로 넘어간 이후에도 한국지엠으로부터의 물량 공급을 당장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PSA는 오펠의 공장 뿐 아니라 대리점 및 관련 인력까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상태라 기존 물량을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지금처럼 안정적인 납품관계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 오펠 매각에 대한 명확한 세부 조건이 오는 4분기나 돼야 확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그 이전까지 한국지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반대로 GM과 PSA의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지엠에 미칠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글로벌 GM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연구개발(R&D) 능력 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지금 당장 국내 공장의 경영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추측했다. 

기존에 오펠은 오펠은 그동안 GM의 중소형 차종 개발을 담당하며 글로벌 소형차 개발 기지로 평가받아 왔다. 한국지엠 역시 준중형 이하 차종 개발에 특화된 GM 계열사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오펠의 이탈로 한국지엠 혹은 GM의 중국법인이 그 역할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R&D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지엠이 오펠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GM이 한국지엠의 특허권 등 차량 연구개발에 대한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오펠 매각이 한국지엠에 기회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년간 글로벌 GM의 생산기지로서 한국지엠의 역할과 그 입지가 축소되는 경향이 지속돼 왔다”면서 “이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한국지엠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전망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문성 2017-03-31 07:43:30
신중한 평가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