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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8 '빅스비'로 소비 생태계 바꿀 '큰 그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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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8 '빅스비'로 소비 생태계 바꿀 '큰 그림' 그린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4.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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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대표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가 갤럭시S8에 삽입된 인공지능 '빅스비(Bixby)'로 소비자 생태계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빅스비의 '써드 파티'에 합류할 회사들과 접촉을 시도 중이다. 써드 파티란 해당 분야에 그 분야를 처음 개척했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등의 주요기업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 호환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타 기업의 주 기술을 이용한 파생상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들을 지칭한다.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활용해 자사의 제품가치를 끌어올리고 매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을 주요 컨택포인트로 삼고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 써드파티를 늘려 빅스비의 활용성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빅스비는 지난 달 30일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8 언팩행사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개 이후 디자인과 각종 기능에 대해서는 극찬을 받았지만 빅스비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당시 더버지는 "빅스비는 약 10개의 삼성 앱에서만 작동하며, 빅스비를 지원하도록 설정된 앱에서만 활성화된다"며 "삼성이 빅스비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고, 시넷도 "빅스비 기능은 혼란스럽고 제한적"이라며 "빅스비는 인내심을 요한다"고 혹평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삼성전자는 빅스비의 기능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아끼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아직 이뤄지지 않은 비전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할 경우 빅스비의 기능을 과장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이인종 무선사업부 개발 1실장(부사장)은 지난 3월 말 뉴스룸을 통해 "빅스비가 인간과 기기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바꾸려하는 삼성전자의 '원대한 포부'를 달성할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 현지 매체 벤처비트가 "더 적게 약속하고 더 많이 제공했으면 훨씬 좋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빅스비의 추후 비전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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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갤럭시S8 빅스비 광고. 아직은 빅스비의 기본적인 기능만을 광고하고 있다.

◆ "카카오택시 불러줘", "피자헛 피자 지금 배달해줘" 등...음성만으로 모든 게 해결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통해 구상하려는 목표는 '빅스비 음성인식을 통한 이전보다 훨씬 더 편리한 삶'이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 인터페이스로, 어떤 상황에서도 음성명령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지원 어플의 모든 작동을 음성인식으로 작동가능하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빅스비에게 "카카오택시를 여기로 지금 불러다 줘" 라던지, "피자헛 콤비네이션 피자를 지금 배달해줘"라고 얘기를 하면 주문에서 결제, 서비스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시스템까지 구축할 수 있다. 빅스비에게 명령하는 것 만으로 소비자는 원하는 서비스를 바로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같은 구상이 무한에 가까운 확장성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식품, 의류, 문화, 가전제품, 교통, 배달 등 무수히 많은 업종과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각각의 업체들과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써드파티'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접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소비자들이 구매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를 만들어서 좋고, 써드파티에 합류할 수많은 업체들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게 되서 좋은 '윈윈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에는 비브랩스의 기술이 채용됐다. 비브랩스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갖고 "단순히 ‘지능’ 단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시하는 것을 자연스레 할 것이며 현재 제공되는 단편적인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서비스로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피자나 커피를 주문하려면 제 3의 어플리케이션을 써야하지만 새로운 AI 플랫폼은 제 3의 어플리케이션 없이도 바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수행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비브랩스와 삼성전자는 이를 수행하기 위한 빅스비의 플랫폼을 '오픈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개발도구를 협력사로 참여할 업체들에게도 제공한 것으로 빅스비 어플리케이션을 삼성전자만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가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

비브랩스는 "이 플랫폼에서는 제 3의 개발자가 자신들의 서비스 역량을 추가함으로써 그들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더 광범위하게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업계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상하는 '큰 그림'이 현실화될 경우 파장은 어마어마하다. 소비자들이 빅스비를 통해 서비스, 제품 구매에 적극 나서게 되면 그 때는 '써드파티'를 얼마나 구축했느냐의 싸움이 된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생태계를 경쟁사들보다 먼저 구축에 성공할 경우 세계 각국의 업체들은 빅스비 '써드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들이 공개된 플랫폼을 활용해 어플을 만들고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삼성전자는 써드파티가 늘어날 수록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우위에 서게 된다. 애플 아이폰 등 경쟁자들을 밀어낼 강력한 무기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 서비스 구축에는 시간이 필요...삼성전자 "묵묵히 준비"

소비자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정식출시되는 21일부터 당장 이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빅스비의 보이스컨트롤(음성제어) 기능은 오는 5월1일부터 사용 가능하지만 구글어시스턴트, 시리 등과 차이가 큰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빅스비는 아직 개발 초기단계인데다 '써드 파티'로 합류할 협력업체들을 확보해 생태계를 구축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만약 이 속도가 늦어진다면 소비자들이 빅스비를 보고 영감을 얻고 더욱 업그레이드 될 구글 어시스턴트 등 경쟁사 서비스로 옮겨타게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묵묵히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준비중이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자 절반을 빅스비 개발에 투입했다. 경기 수원의 삼성전자 본사에선 2천여 명의 개발자들이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뉘어 투입돼 빅스비에 끊임없이 말을 걸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입력하는 방식으로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써드파티에 참여할 업체들과 접촉을 늘려가고, 빅스비 전용 어플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빅스비가 가진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도 삼성전자의 원대한 구상을 현실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빅스비는 딥러닝을 이용, 무수히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받아들인 정보와 사용패턴을 학습하면서 스스로를 발전시킨다.

삼성전자가 소비자 생태계를 바꿀 원대한 그림을 어느 시점에 완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의 최종진화형태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빅스비 관련한 여러 작업들이 동시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아직 빅스비의 미래를 이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또 "써드파티를 만들기 위해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향후 기대에 부응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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