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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화 증권사들은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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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제로화 증권사들은 난감?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5.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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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해소'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계약직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성과에 따라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직장을 옮겨다니는 관행이 정착돼 있기 때문에 고용 불안이나 정규직과의 임금격차문제가 없으므로  유연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5대 증권사의 평균 계약직 직원 비중은 올해 3월 말 20.5%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업권 중에서는 카드업권 다음으로 높은데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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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별로는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이 68.3%를 기록해 계약직 직원 비중이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투자(33.7%), 키움증권(30.9%), HMC투자증권(29.8%) 등도 직원 10명 중 3명꼴로 계약직 신분이다.

반면 삼성증권(대표 윤용암)과 신영증권(대표 원종석)은 각각 계약직 직원 비중이 0.6%와 1.6%에 불과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영업직은 대부분 성과에 따라 연봉이 연동되는 계약직을 선호하며 정규직은 경영지원인력에 몰려 있어서 계약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또 지원부서도 팀장급 이상은 계약직으로 전환되는데 정규직과의 처우는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경영학 석사 출신인 최희문 사장의 미국식 성과주의 경영철학이 대거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정규직 공채보다는 경력 계약직을 고연봉에 채용하는 고용정책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신입 직원 역시 공채보다는 인력이 필요한 부서에서 수시채용을 통해 인재를 수급하는 시스템이다보니 다른 증권사보다 계약직 직원 비중이 높다"면서 ""계약직 직원 중에서 매년 이탈하는 비중도 5% 남짓으로 계약직 직원 대부분 고용이 지속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계약직 비중이 가장 낮은 삼성증권은 매년 그룹 공채 형식으로 신입 직원을 꾸준히 수급하고 있고 경력직으로 영입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정규직으로 계약을 맺는 등 상반된 인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조직의 안정성 측면에서 정규직 직원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으며 계약직 직원이 적어 안정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의 정규직 직원은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삼성증권의 정규직 직원 수는 2천183명으로 최근 5년 간 29.7% 줄었는데 감소폭으로는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계약직 직원 비중이 낮은 신영증권은 계약직이 많은 창구직 직원 조차 정규직 신분일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규직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증권사 중 하나다. 2008년 글로벌 경영위기 당시에도 단 1명의 직원도 해고를 하지 않은 일화는 업계에서도 지금까지 회자 될 만큼 안정적인 고용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타 업권 대비 높은 계약직 직원 비중에 대해 업권의 특성을 감안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가 영업인력을 중심으로 계약직 직원 비중이 높지만 이는 불안정한 고용환경보다는 성과에 맞춰 합당한 보수를 가져가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보니 계약직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공론화되고 있는 비정규직 해소 문제는 주로 제조업과 관련된 문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의 계약직은 다른 개념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투자업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성과급을 가져가는 성과제가 정착된 업권으로 업계 입장에서는 다른 시각으로 봐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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