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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괴담] 화장지가 변기 막는 주범? 휴지통에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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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괴담] 화장지가 변기 막는 주범? 휴지통에 버려야?
  •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 승인 2017.05.25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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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비생활에서 생겨난 오해와 편견은 ‘소비자 괴담’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해묵은 오해는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가진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을 심도 있게 짚어봄으로써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기업 죽이는 소비자 괴담..오해와 편견을 깨자'는 주제의 연중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소비자의 생각과 기업의 입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오해를 풀고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변기에 화장지를 버리지 마세요!”
“휴지는 휴지통에 넣어 주시기 바랍니다.”

국내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안내사항이다. 대부분 ‘변기가 막힐 수 있으니 화장지를 변기에 버리지 말고 칸 내에 비치해둔 휴지통에 버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흔히 변기 막힘의 원흉으로 화장지가  지적받지만 이는 ‘오해와 편견’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두루마리 화장지의 정식 명칭은 ‘화장실용 화장지’다. 애초 화장실에 비치하는 화장실용 화장지는 물에 잘 풀려 내려가도록 제작되기 때문에 변기에 곧바로 버려도 상관없다는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지를 구성하고 있는 ‘펄프’들은 건조돼있는 상태에서는 펄프와 펄프 사이가 수소결합 형태로 연결돼 강도(질김)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화장지를 변기물에 넣으면 펄프와 펄프 사이 수소 결합 자리를 물 분자가 공격해 연결이 끊어지면서 펄프가 해리(물에 분산되는 것)돼 물에 풀리는 원리다.

실제 유한킴벌리, 쌍용C&B, 미래생활, 모나리자 등 제조사를 막론하고 대부분 화장지는 물에 넣었을 때 20초 이내에 풀리는 성질을 갖고 있다고.

오히려 화장실 칸 내에 별도로 휴지통을 비치해 사용하면 악취나 세균 등으로 인해 비위생적인 환경이 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화장실용 화장지로 적합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면서 변기에 바로 버리지 못했던 사용환경이 이후 물에 잘 녹는 화장실용 화장지의 출현 이후에도 습관화돼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화장실 내 휴지통 사용은 선진국에는 거의 없는 관습으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기겁하는 부분이다. 때문에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악취, 해충 발생의 원인으로 계속해서 지적받고 있다.

이와 관련 행정자치부는 “과거 88올림픽 개최 당시 대다수였던 재래식(푸세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급격하게 개선하는 과정에서 화장지 보급이 충분치 않아 신문지 또는 질 낮은 휴지 등의 사용으로 하수관 막힘이 발생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으로 휴지통을 두게 됐지만 물에 잘 녹는 화장지가 충분한 지금까지 관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자치부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고, 2018년 1월1일부터 시행하면서 공중화장실의 대변기 칸 내에 휴지통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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