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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등 5개 대형사 순자본 비율 1000% 넘겨...자본규모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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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등 5개 대형사 순자본 비율 1000% 넘겨...자본규모 양극화 뚜렷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5.24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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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간에 순자본비율(NCR)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공을 들인 결과,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인 대형사 5곳은 모두 NCR 비율이 1000%를 넘겼다.

반면 10대 증권사 가운데 나머지 5곳은 NCR비율이 제자리 걸음을 했거나 오히려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NCR비율은 시중은행의 BIS 비율과 유사한 개념으로 증권사들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당국의 적정치는 1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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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에서 NCR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대우(부회장 최현만)였다. 올해 3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NCR 비율은 전년 대비 331.6% 포인트 상승한 2404.5%를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NCR 비율 2000%를 넘어섰다. 

지난해 (구)미래에셋대우와 (구)미래에셋증권의 합병으로 자기자본 6조6천억 원 규모의 국내 최대 증권사가 된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용 순자본만 약 5조2천억 원으로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았다.

삼성증권(대표 윤용암)도 NCR 상승폭이 가파른 편이다. 올해 3월말 삼성증권의 NCR은 1664.1%를 기록해 전년 대비 263.6%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자기자본 3조8천억 원 수준이었던 삼성증권은 올해 초 약 3천3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4조 원대로 진입하면서 NCR도 덩달아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과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등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다른 '초대형 IB'들도 NCR이 1000% 이상이었다. KB증권은 올해 초 (구)현대증권과 (구)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전년 대비 700.3% 포인트 상승했고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NCR이 373.7% 포인트 올라갔다.

다만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NCR이 105.6% 포인트 떨어지며 올해 3월 기준 1172.7%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총 위험액'은 약 1조4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천억 원 가량 증가한데 비해 영업용순자본은 약 790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업용 순자본 측면에서 3월 말 배당예정액 1천206억 원이 부채로 반영되면서 자기자본 자체가 줄었다"면서 "특히 당사가 타사 대비 배당률과 배당총액이 높은 점도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초대형 IB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선 증권사들은 오히려 신 NCR 제도 도입 이후 NCR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모습이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인가업무 단위별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계산한다. 과거에는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계산했으나 새 계산법에서는 영업용 순자본이 많은 대형 증권사일수록 NCR이 높게 나타난다.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대신증권(대표 나재철)은 전년 동기대비 소폭 상승한 반면, 키움증권(대표 권용원)과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는 오히려 떨어졌다.

특히 하반기에 발행어음 업무 등 단기금융 업무가 개시될 경우 초대형 IB들의 자본 확충이 이어져 증권사간의 NCR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달에는 장외파생 업무에 대한 신 NCR 적용 자본시장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유리한 입지에 놓이게 됐다. 장외파생거래에 대해 총위험액을 반영한 신 NCR가 적용되면 자기자본이 적은 증권사는 위험자산 투자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자금여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대형 증권사들은 자본확충이 용이하게 때문에 NCR을 높여 위험자산 투자을 늘릴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 NCR 기준 도입으로 대형사들은 추가 투자여력도 생기고 덩치(자기자본)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지만 중·소형사는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이라며 "초대형 IB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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