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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괴담] 인스턴트 커피는 싸구려 원두로 만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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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괴담] 인스턴트 커피는 싸구려 원두로 만든다고?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7.06.2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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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비생활에서 생겨난 오해와 편견은 ‘소비자 괴담’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해묵은 오해는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가진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을  심도 있게 짚어봄으로써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기업 죽이는 소비자 괴담..오해와 편견을 깨자'는 주제의 연중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소비자의 생각과 기업의 입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오해를 풀고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대전시 동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하루에 한 개씩 먹는 커피 믹스 품질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저렴하게 구입하면 믹스 한 봉지당 100원꼴에 불과한 만큼 싸구려 제품이라는 것.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1천 원에서 5천 원까지 하는데 가격 차이 만큼 품질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박 씨는 “설탕이나 프림 등을 조절해서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바뀐 것은 좋지만 드립커피와 다르게 찌꺼기 등이 섞인 저렴한 원두 아니겠느냐”고 의심했다.

아침에 출근해서 한잔, 점심 먹고 한잔. 뜨거운 물에 타기만 하면 손쉽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커피믹스에 대해 소비자들의 오해가 쌓이고 있다. 설탕이나 프림이 건강에 안 좋을 것이라는 생각뿐 아니라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원두가 ‘싸구려’일 것이라는 의심이다.

실제로 가격을 계산해보면 믹스 한 개당 100원에서 110원꼴이다 보니 저렴한 제품이라는 인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커피믹스의 원두가 싸구려는 아니다. 커피믹스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 제품을 살펴보면 맥심은 80%, 맥심 아라비카 100은 콜롬비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에서 들어온 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유럽의 인스턴트 커피가 아라비카 원두보다 품질이 낮은 품종인 로부스타 원두를 주로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커피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두 품질을 자랑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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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식품 공장에서 원두를 로스팅하는 장면.
남양유업 역시 커피믹스 상품인 ‘루카스나인’에 커피프랜차이즈에 들어가는 콜롬비아 수프리모나 탄자니아 AA등급 원두를 사용한다.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커피의 향과 맛이 되살아나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은 품질의 원두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급 원두를 사용하고도 카페에서 4천~5천 원 하는 아메리카노 대비 가격이 크게 저렴한 것은 대량생산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매장 임대료 등을 배제한데 따른 결과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재료비 비중은 30% 가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얼음 비용뿐 아니라 커피 추출 기계 등의 투자 비용도 포함돼 있다.

또한 커피의 향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동서식품은 커피 원두를 국내 공장에서 직접 로스팅, 동결 건조 과정을 거쳐 제조함으로써 원두의 신선한 맛과 향을 유지한다.

프로파일 로스팅(Profile Roasting) 기술은 품종과 작황이 다른 각각의 원두를 균일하게 볶아내 모든 제품에서 뛰어난 맛과 향을 일관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개별 원두의 향과 맛이 최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한다.

RAP(Refined Aroma Process) 향 회수 공법은 원두 본연의 신선하고 깨끗한 향미를 그대로 보존하도록 로스팅한 원두에서 직접 커피 향을 회수하고, 저온에서 추출해 뛰어난 향만을 선별적으로 회수하는 공법이다.

특히 원두 입고부터 최종 포장 단계까지 One line 시스템으로 커피의 향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매년 100건 이상의 시장조사와 분석 작업을 벌여 매년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원두를 영하 196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분쇄해 원두의 향 손실을 최소화하고 SARP(Selected Aroma Recovery Process) 공법을 적용해 갓 추출한 듯한 향과 맛을 유지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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