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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꺾기’ 과태료 올리면 뭐해...제재 기한 '1개월' 교묘히 피해가는데

이보라 기자 lbr00@csnews.co.kr 2017년 06월 16일 금요일 +더보기

# 최근 직장인 김 모(남)씨는 은행에서 대출관련 서류 진행 중 신규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해 서류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어떤 신용카드를 선택할 지에 대해서는 전화상담 후 결정하기로 했다. 혹시나 신규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으면 이자율이 높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한 김 씨는 은행 쪽에서 전화가 오지 않자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금방 전화가 갈 것이다,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았다’는 것이었다. 대출에 이사까지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김 씨는 대출이 다 되고 1일 후 동의 없이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은행에 전화해보니 본인들이 알아서 등록했다는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대출을 받으러 온 고객에게 이자을 낮춰준다는 조건으로 카드발급, 예금‧펀드‧보험가입 등을 권유하는 영업행위를 이른바 ‘꺾기’라고 한다. 고객은 대출을 거절당할까 불안해 이러한 권유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4월25일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통해 은행들이 꺾기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건당 최고 2천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적발돼도 과태료를 은행이 수취한 금액의 12분의 1로 제한해 제재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일었었다. 실제 과태료 부과 금액은 평균 38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태료 인상이 꺾기를 근절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꺾기로 보는 기간이 단 1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전후 1개월 내 판매한 예·적금 상품의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초과하는 경우 꺾기로 간주하고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다. 1개월을 초과한 경우에는 꺾기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개월을 초과한 경우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지만 법규상 꺾기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 의문이 들면 검사를 나가서 확인해보는데 본인이 꺾기라고 하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꺾기 문제는 금융사의 실적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완전히 근절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과태료를 높였지만 보이지 않게 시행하는 경우가 시장에서는 존재하고 있다. 그 부분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재 강화를 통해서 시장을 정화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소비자가 어쩔 수 없이 수용하게 되는 부분은 내부 통제시스템을 통해  그런 문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외부 기관에 의해서 감시되는 시스템이 이중적으로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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