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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엔 철 안 쓴다고?...포스코, 차량강판 대체소재 급부상에 '기가스틸'로 맞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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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엔 철 안 쓴다고?...포스코, 차량강판 대체소재 급부상에 '기가스틸'로 맞승부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6.22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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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의 보급확대와 함께 알루미늄, 강화플라스틱 등 신소재가 자동차용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대표 권오준)가 독자개발한 '기가스틸(Giga Steel)'로 수성에 나섰다.

기가스틸은 강도를 높이면서 무게는 줄인 첨단 철강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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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사옥 앞에 전시된 쌍용차 'G4 렉스턴'. 이 차체 프레임에는 포스코의 기가스틸이 전격 채용됐다.

포스코는 최근 출시된 쌍용차 'G4 렉스턴'의 공동 프로모션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포스코센터 정문 앞에서 G4 렉스턴을 전시하기도 했고, 직원들에게 할인혜택도 주며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포스코가 G4 렉스턴의 출시에 이례적으로 본사 앞마당까지 내 준 것은 포스코가 개발하고, 최근 밀고 있는 기가스틸이 대거 채용됐기 때문이다. G4렉스턴은 차체 프레임에 1.5기가파스칼(GPa)급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했다. 590메가파스칼(MPa)급 이상 초고강도강을 63%까지 확대해 안전과 경량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WP 제품 판매 확대에 열을 올려왔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50%까지 판매비중이 상승하며 포스코의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포스코는 WP 제품 중에서도 시장성과 수익성이 월등한 제품을 별도로 구분해 WP 플러스(+) 제품으로 명명하고 이 제품들의 판매비중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WP 플러스 품목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기가스틸이다. 기가스틸은 ㎟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명명했다. 토요타와 르노삼성은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초고장력강판 적용기준으로 삼고 있다.

알루미늄보다 세배 이상 강도가 높고 성형성도 우수해 가벼우면서 강판 강판 자동차 차체를 만들 수 있다. 더욱 안전하고 가벼우며, 연비가 좋은 자동차 제작이 가능하다. 수익성도 우수해 포스코 기가스틸의 영업이익률은 일반 철강제품 대비 최대 30%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최근 기가스틸 전용공장까지 세웠다. 지난 4월 2천554억 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인장강도 1.5기가급의 초고강도 기가스틸을 생산할 수 있는 넘버7 CGL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현재 8종의 기가스틸을 양산하고 있다.

기가스틸은 올해들어 신차인 쌍용자동차 'G4 렉스턴'과 한국지엠 '올 뉴 크루즈' 등에 적용됐다. 올 뉴 크루즈에는 기가 스틸 비중이 기존 10% 미만에서 29% 정도로 늘어났는데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기가스틸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포스코는 기가스틸에 대해 권오준 회장이 직접 나서서 장점을 설명하고, TV광고까지 진행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권 회장은 차강판 시장에서 알루미늄 소재를 압도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그것이 기가스틸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철강은 알루미늄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강도가 3배나 강한 기가급 강재라면 경량화 측면에서도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며 기가스틸의 경쟁력을 자신했고, 지난달 30일 열린 CEO포럼에서 권 회장은 "신소재 핵심 사업 중 하나가 기가스틸"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난 4월에는 이례적으로 기업 이미지가 아닌 철강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가스틸로 철의 새시대를 열어갑니다'라는 TV 광고를 선보인 것. 포스코가 이미지 광고가 아닌 제품 TV과고를 한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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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의 기가스틸 TV광고. 포스코의 첫 제품 광고이기도 하다.


◆ 차강판 대체재 위협, 기가스틸로 극복 자신감

포스코가 이렇게 기가스틸 생산능력 증대와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차강판 시장에서 알루미늄 등 대체재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가스틸 등 철 소재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기가스틸의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경량화 트랜드에 디자인, 친환경성 등 다양한 가치까지 만족시켜야 한하는 이른바 '경량화 2.0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핵심소재로 현재 알루미늄과 탄소섬유 사업화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경량화에 대한 과제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결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각국의 연비규제 강화로 완성차 업체들은 2025년까지 평균 연비를 현재보다 50% 이상 개선해야 한다.

자동차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의 경우 철강보다 가벼워 최근 경량화 트랜드에 안성맞춤이다. 기술개발로 강도와 탄성까지 잡고있는 추세다. 현재 자동차강판보다 각각 4배, 9배나 비싼 가격이 문제지만 현재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향후에는 점차 가격이 떨어지면서 철강부문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시대는 차강판 대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것인 예상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유럽의 2020년 차량 경량화 목표치 기준 자동차에서 철강재 사용비중은 현재 68%에서 41%로 낮아지고, 비철금속 및 합성수지 사용비중은 각각 12%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러한 자동차 경량화 트랜드에 철강소재가 밀리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비철소재의 장점이 분명하지만 철강소재 역시 기술력의 발달로 진화해 나가고 있으며, 그 예가 기가스틸이라는 것이다.

향후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점은 포스코의 이러한 판단에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기가스틸 자료.JPG

포스코가 지난해 10월 IR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인장강도 980Mpa 이상인 기가스틸급 초고장력 강판의 전세계 수요는 지난 2015년 400만톤, 올해 6백만톤, 2020년 1천만톤, 2023년 1천400만톤까지 연평균 24.3%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기가스틸 판매량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5년 차강판 870만톤을 팔았고, 이 중 기가스틸 비중은 1.8%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계산해보면 포스코는 지난 2015년 기가스틸을 약 16만톤 판매했다. 현재는 자동차 고객사의 기가스틸 채용률은 아직 미미한 상태지만 자동차소재 경량화 트렌드에 맞춰 해당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포스코의 예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서 차강판 대체위협이 존재하지만 철도 기술진화를 통해 기가스틸 등이 탄생하는 등 진화하고 있다"며  "전기차 차체는 물론 배터리 보호장치, 구동모터 등 자동차에서 철이 활용되는 분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차체 무게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모터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기 강판, 배터리를 보호하는 강판 등 전기차에 들어갈 강판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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