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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이마트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구미 전통시장에 개점 “상인들과 운명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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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이마트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구미 전통시장에 개점 “상인들과 운명 공동체"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7.06.27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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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아무도 찾지 않던 전통시장 2층에 청년들이 앞다퉈 들어오겠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마트(대표이사 이갑수) 노브랜드가 수십 년간 공실이었던 경상북도 구미시 전통시장인 선산봉황시장 2층에 시장 상인, 지역 청년들과 협업한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개점했다. 정부의 유통 규제가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묘수를 뒀다’는 평가다.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가 개점한 구미 선산봉황시장은 조선 후기 자생적으로 형성된 5일 장이다.

구미시는 1993년 ‘전통시장 현대화’를 명목으로 선산봉황시장 내 복합 상가를 개축했지만 24년간 아무도 분양을 신청하지 않았고, 장이 설 때를 제외하면 슬럼가나 다름없어 오랫동안 침체된 지역 경기를 상징해왔다.

때문에 이번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개점을 지역민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한다는 평가다. 평소 장이 설때만 선산시장을 방문했다는 박형자(여) 씨는 “음침해서 들어가기도 싫었던 시장 2층에 노브랜드가 입점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물품도 많아 동네마트 가는 겸 앞으로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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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 2층에 개장한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특히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개점의 직접적인 계기도 2015년 선산봉황시장에서 천연비누 등 생활용품 판매를 시작했던 청년 사업가인 김수연(여) 씨의 아이디어 제안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김 씨는 “장이 설 때만 손님들이 반짝 오고 그 외에는 아무도 찾지 않아 처음 함께 창업했던 8명이 지금은 나포함 2명으로 줄었다”며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 신세계 청년창업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이마트 담당자 등에게 수십 년간 비어있던 시장 2층을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 등을 참고해 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측은 물론 제안한 김 씨와 지역상인들, 구미시 당국까지 환영하며 제안을 실제 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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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몰 내 입점 업체를 소개하고 있는 김효경 청년몰 사업단장(우측)

구미시 당국자와 지역 상인들이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 등을 벤치마킹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전통시장과 지역 청년들, 그리고 유통대기업인 이마트가 함께 상호 보완하는 ‘3자 협력체제’로 선산봉황시장을 재편한 것이다.

선산봉황시장 2층에 개설된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매장 절반인 826㎡(250평) 가량을 김 씨 등이 주축이 된 ‘청년몰’에 할당했다. 현재 청년몰에는 휴대전화 가게와 네일아트샵, 음식점 등 17개 청년 점포가 입점해 있으며 향후 20개 점포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정효경 청년몰 사업단장은 “특히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계획 발표 이후 기존에는 입점 의사가 없던 청년들도 문의가 많아지고 입점도 빨리 이뤄졌다”며 “지역사회의 반응이 폭발적이다”고 감회에 젖어 말하기도 했다.

청년몰은 정부지원금 17억 원 가량을 지원받아 입점 청년들에게 매장 임대와 인테리어 등을 지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올 연말까지 월 2만5천 원에서 4만5천 원 정도의 임대료만 받기로 했으며, 향후 5년간 임대료 인상 등이 동결돼 청년 자립에 최적의 조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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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는 대부분이 신선식품 위주인 전통시장 상인들과 겹치는 품목을 없애 공산품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소량의 수산 신선식품은 수산물이 없다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예외적으로 입점 시켰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산물 등 신선식품은 향후 시장 상인들과 협의를 통해 품목을 조절해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단순히 매대를 설치하는 것만을 넘어서 셀프 카페 등의 쉼터와 어린이놀이방 등을 개설해 소비자를 붙잡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김상민 이마트 공정거래CSR 수석부장은 “과거 전통시장 관련사업을 해오며 느낀 결과 시장 활성화가 안 되는 가장 큰 요인은 콘텐츠 부족이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놀이터나 쉼터 등을 조성하는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매장 차별화에 중점을 둬 설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픈 기념 시장방문 소비자 대상 사은품 증정 행사에 이마트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등 상생스토어의 성공은 청년몰, 선산봉황시장의 성공과 직결돼 있다고 판단하고 ‘운명 공동체’처럼 여기며 영업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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