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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레몬법' 언제?...중대결함 신차 교환 난공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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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레몬법' 언제?...중대결함 신차 교환 난공불락
'중대결함 3회' 공정위 권고에도 부품 교체 속도만 높여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7.13 08: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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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인천에 사는 천 모(남)씨는 지난 5월 아버지 명의로 등록된 포르쉐를 운행하다 엔진에서 굉음이 발생한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겪었다. 출고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킨 며칠 후 업체로부터 ‘엔진교체’를 제안받았다. 차량 교환을 원했지만 업체 측 거부로 결국 엔진 교체로 합의를 본 천 씨. “엔진을 교체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문제가 있으면 새 차로 교환하거나 환불조치 해줘야 하는 게 맞지 않냐”며 황당해했다.

#사례2. 부산 남항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4월 구매 후 한 달이 지난 제네시스를 운행하던 중 엔진 정지로 견인 서비스를 받았다. 차량 점검 결과 ‘엔진 교체’ 판정을 받았다. 이 씨가 엔진이 아닌 차량 교환을 요구하자 업체 측은 “교환을 하려면 한 달 안에 중대한 결함이 2번 이상 있어야 된다”며 거부했다. 이 씨는 “중대결함이라면 한번만 발생해도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2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야 차를 바꿔준다는 얘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3. 서울 서초동에 사는 강 모(남)씨는 지난해 6월 쌍용차 코란도C를 구매했다. 새 차 구입 2달 후부터 엔진 점검등이 켜지면서 수차례 정비사업소를 드나들며 점검을 받고 관련 부품을 교환받았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도 했지만 한동안 잠잠하던 엔진 점검등은 지난달부터 또 다시 점등되기 시작했다. 강 씨는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하다못해 리콜 조치도 없다”면서 불만을 호소했다.

새로 구입한 차량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생해도 차량 교환이 이뤄지는 경우가 극히 적어, 고객과 업체 간 교환‧환불을 둘러싼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엔진이나 미션 등 중대 결함이 발생해도 해당 부품만을  교체해주고, 차량 교체는 해주지 않는다는 민원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중대 결함이 3회 이상 발생하면 교환‧환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소비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차량 제조사들이 교환이나 환불을 권고하는 정부 정책을 피해가기 위해 관련 부품만을 신속히 교체해주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 제조사 “차량 교환‧환불, 손해액 커”…강제력 없는 분쟁해결기준 ‘무용지물’

업계에서는 차량을 교환하거나 환불하는 비용이 엔진이나 미션 등 주요 부품만을 교체하는 비용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꺼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쌍용차 관계자는 “차량을 교환‧환불 할 경우 업체가 입는 손해는 단순히 부품을 교체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결함으로 인한 부품 교체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범위지만, 이미 등록된 차량을 다시 환수해 처리하려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을 판매해 이익을 내는 기업 입장에서 교환‧환불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더욱이 단가가 큰 차량의 경우 손해액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소비자와의 협의를 이끌어 내는 쪽으로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 역시 “완성차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차의 경우 교환‧환불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면서 “결함이 발생하면 문제가 있는 차량 부품을 교환하거나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업체들 입장 때문에 강제력이 없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있으나마나 한 정책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결함이 있는 차량을 교환, 환불해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강제성 없이 자발적인 교환, 환불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레몬법처럼 관련 규정을 강화해 결함 발생 시 기업의 제품 교환‧환불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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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씨... 쌍욕 2018-10-17 17:55:18
국토부도 자동차 회사랑 동업중

시바 2017-07-17 02:57:44
나도 쌍용 코란도c 구매한지 한달 반만에
엔진점등뜸. 쌍용정비소 찾아갔지만 본사에서 부품이 오려면 보름 기다려야한다고함. 그때까지 목슴 내놓고 타라는건지
쌍용 믿고샀는데 별수없네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