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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구매하면 뭘 해~...폭염에 에어컨 배송 2달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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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구매하면 뭘 해~...폭염에 에어컨 배송 2달 기본
배송지연 매년 반복되지만 '주문량 폭주' 탓만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7.07.24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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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기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에어컨 배송 지연으로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길게는 두 달 이상 배송이 지연되고 있지만 상황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작정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목포시에 사는 서 모(남)씨는 6월 초 홈쇼핑방송에서 구매한 에어컨을 7월 중순이 되도록 받지 못하고 있다. 서 씨는 “집에 임산부도 있는데 배송 지연에 대해 문의하자 설치 업체 핑계만 해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고 답답해했다.

소셜커머스에서 5월 13일 에어컨을 구매한 신 모(여)씨도 배송 지연이 거듭되다 2달이지난 이 달 10일에야 겨우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었다. 신 씨는 “6월 말 배송 지연 문자 하나만 온 이후 결국 구매 2달이 지난 이달 10일에야 에어컨을 배송 받았다”며 “아무리 성수기라지만 두 달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상북도 구미시에 사는 최 모(여)씨도 6월 초 오픈마켓에서 구매한 에어컨을 7월 중순에야 겨우 수령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름 성수기라 4~5주 정도 배송 지연은 각오했지만, 그보다 2주가 더 지난 후에야 배송이 됐다. 최 씨는 “업체가 재고도 확보하지 않고 소비자 주문을 받아 이 폭염에 한 달 반 이상 기다리게 만든데 대해 피해 보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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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홈쇼핑업체, 소셜커머스, 대형 가전전문점 할 것 없이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대로 물량 확보도 하지 않은 채 에어컨을 판매하고 정작 배송 지연 상황 등은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원성이 들끓고 있다.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 홈앤쇼핑 등 업계는 에어컨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빚어진 사태라는 입장이다. 올해는 이른 무더위와 장마철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특정 기간 에어컨 수요가 작년 대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7월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전체 판매량인 220만 대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올 해 에어컨 판매량이 250만~28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통 연간 에어컨 평균 판매량이 140만~150만 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상황에서 판매자가 온라인몰 게시물을 내리거나 수급을 조절하기 전에 몰려드는 수요를 소화하다보니 일부 배송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평균 3일 이내 설치하는 게 원칙이지만 생산이나 입고 상황에 따라 배송 지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경우 지연 사유 등에 대해 해당 관리자가 소비자에게 연락해 사과하고 상황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션,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은 입점 업체 등에 배송 지연 등을 충분히 고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의 경우 연락이 닿지 않아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수요가 많이 몰리는 시즌 특성상  판매자들에게 예상 배송 지연 기간을 제품 판매 페이지에 충분히 고지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주문량 폭주 등으로 일부 업체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며 " 문의하기 등을 통해 입점업체와 소비자가 적극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매년 여름이 되면 에어컨 배송 및 설치 지연에 대한 민원이 폭증한다. 민원 패턴 역시 큰 변화가 없다. 약속된 배송일자가 지켜지지 않고 무작정 목을 빼고 기다려야 한다는 소비자 불만에 '주문량 폭주'라는 유통업체들이 획일적인 답이 반복되어 왔다.

뉴스 등을 통해 반복 보도되면서 서둘러 예약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배송 지연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요 과잉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대로 재고를 확보하고 확보된 수량 만큼 판매하는 책임 있는 마케팅 자세가 시급한 실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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