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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아끼려고 산 냉풍기, 장마철엔 무용지물?...기화방식 습도에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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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아끼려고 산 냉풍기, 장마철엔 무용지물?...기화방식 습도에 취약
  •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 승인 2017.07.2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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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나 얼음, 얼음팩 등을 이용해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냉풍기를 들여놓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에어컨에 비해 전력소비가 적고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에는 냉풍기의 냉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냉풍기는 일반적으로 ‘기화 냉각’의 원리를 이용한다. 기화 냉각이란 주변의 열을 빼앗아 냉각되는 현상을 말한다. 냉풍기에서는 액체가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해 시원한 바람을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기화 냉각법을 사용하면 습도가 높을수록 증발이 어렵기 때문에 냉풍기는 건조한 환경에서 쓰기에 적합하다. 이 때문에 냉풍기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제습기와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서귀포시 서홍동에 사는 박 모(여)씨는 얼마전 TV쇼핑에서 구입한 냉풍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에어컨 못지 않게 시원하다'는 쇼호스트의 말과는 달리 선풍기를 사용할 때보다 더 기능이 떨어졌다. 문제는 습도였다. 덥고 습한 여름 특히 장마철 시기에 냉풍기를 틀면 집안 습도가 80%를 넘어가기까지 했다고.

도저히 사용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반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씨는 제품설명서를 비롯해 방송에서도 ‘냉풍기를 틀었을 때 습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을 전혀 고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업체과실로 당연히 반품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여름은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다. 게다가 한 해 평균 한 달 가량은 장마기간이다. 이런 환경에서 냉풍기를 가동시키면 습도가 더욱 높아질 뿐만 아니라 온도까지 낮춰주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기기를 작동시키면서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지면 더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습도가 올라가면서 세균 번식의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더운 여름 에어컨 사용에 대한 부담은 덜고 선풍기보다는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냉풍기를 들여놨지만 오히려 악효과를 보게 됐다는 소비자들이 원성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제조사나 판매처를 통해서는 잘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와 갈등을 빚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냉풍기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장소에서 오랜시간 사용하면 안 된다. 산소부족이나 체온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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