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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 잦은 냉장고 강화유리 문짝 사라지나?...삼성·LG 등 소재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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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 잦은 냉장고 강화유리 문짝 사라지나?...삼성·LG 등 소재 바꿔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7.08.22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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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서울시에 사는 강 모(여)씨는 냉장고 문을 열다 오른쪽 하단이 옆에 있던 의자에 살짝 부딪혔다. 큰 충격이 아니었음에도 지지직 소리를 내며 문짝의 강화유리에 쩍~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전면으로 퍼졌다.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자 강화유리 파손의 경우 유리만의 교체는 어렵고 문짝 전체를 갈아야 한다며 18만 원의 유상수리를 안내했다. 방문한  AS기사는 수리비와 출장비를 합쳐 21만9천 원을 청구했고 비용 부담을 느낀 강 씨는 수리를 포기했다.

#사례2 충북 청주에 사는 이 모(여)씨 역시 냉장고 강화유리가 파손돼 피해를 입었다.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려다 무릎으로 문짝을 살짝 박았다는 이 씨. 그러자 냉장고 앞 유리가 쩌~억 소리를 내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생긴 파손이라 무상수리를 요청했지만 구매 2년이 지나 불가하다며 20만 원의 교체비를 안내받았다.

냉장고 강화유리.jpg
▲ 냉장고 강화유리 파손사진

냉장고 강화유리에 금이 가는 사고로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되자 제조업체들이 표면소재로 강화유리 사용을 피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3사는 자사의 프리미엄급 제품에 메탈이나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불과 6~7년 전만 하더라도 강화유리로 생산하는 것이 대세였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예전에는 강화유리 채용모델들이 대세를 이뤘지만 지금은 냉장고문에 강화유리를 채용한 모델을 내지 않고 있다. 일부 소형모델을 제외하고 지금은  메탈로 문짝 소재가 바뀌었다.

LG전자도 최근 프리미엄급 제품들에 메탈소재만을 탑재해 출시하고 있다. 파손 문제때문이라기보다 소비자 선호도가 메탈로 바뀌어 강화유리는 거의 채용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부대우전자 역시 메탈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몇 개 모델을 제외하고는 냉장고 문짝 소재가 스테인리스나 강화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파손우려도 있고, 스테인리스 실버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트랜드에 맞춰 메탈소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강화유리 파손 사례가 널리 회자되면서 메탈 냉장고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실제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국내 가전매장을 가보면 10대 중 1~2대만이 강화유리 제품이고 나머지는 모두 메탈소재의 냉장고들이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들어 판매된 양문형 냉장고 중, 강화유리를 탑재한 제품 판매는 5%가 채 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계속 강화유리 문 깨짐 현상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이 메탈로 된 냉장고를 많이 구매한다"며 "메탈도 과거에는 투박하고 찌그러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기능성이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다만 강화유리 냉장고를 구매해 사용중인 소비자들의 AS방식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지난 2014년 9월 한국소비자원은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3개사에 일상적인 사용 중 냉장고 강화유리가 파손될 경우 무상 수리하도록 권고했음에도 불구, 제조사들은 대부분 소비자 과실로 유상수리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상적인 사용 중'이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게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강화유리가 파손되면 문짝 전체를 갈아야하는 경우가 많아 수리비용이 수십만 원이 들게 된다. 이 때문에 냉장고 강화유리 파손을 둘러 싼 업체-소비자 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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