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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검출' 생리대 공개여부 두고 혼란 가중...기업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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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검출' 생리대 공개여부 두고 혼란 가중...기업에도 '불똥'
  •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 승인 2017.08.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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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로부터 시작된 ‘생리대 부작용 논란’이 다른 업체로 번지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수개월 전 시민단체에서 발표한 국내 시판 중인 생리대 10종에서 22종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재조명을 받고 있지만 실명이 공개되지 않아 생리대 제품 전체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이하 식약처)가 뒤늦게 전수조사 계획을 밝히면서 소비자들은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존 제품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깨끗한나라 외에 유한킴벌리, 엘지유니참, 한국피앤지, 웰크론헬스케어 등 주요 제조사 5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소비자들로서는 이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어느 제품이 안전한 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과거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 연구팀에 생리대 유해성 연구를 의뢰한 결과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는 강원대 연구팀(연구책임 김만구 환경융합학부 교수)의 연구 결과, 국내 시판 중인 생리대 10종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 측은 시험 대상이 된 기업명이나 브랜드를 전혀 밝히지 않았다.

여성환경연대 측은 3월 당시 ▲ 생리대 전 제품의 전수조사가 아닌 일부 제품만 선정해서 조사한 점 ▲ 현 시점에 조사한 유해물질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는 점 ▲ 검출시험의 목표가 특정 브랜드나 제품이 아니라 생리대의 유해물질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 및 제도 마련과 개선이라는 점 등을 들어 제품명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관련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강원대 김만구 교수가 한 언론을 통해 “릴리안 제품이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량이 가장 많았다”는 내용을 밝혔다. 나머지 제품에 대해서는 현재도 전혀 공식적인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소비자들은 나머지 9개 생리대 제품명 공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여성환경연대 측은 미공개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여성환경연대는 “지난 3월 이미 업체와 제품명이 포함된 검출시험 결과를 식약처에 전달했다”며 “현재 식약처의 전수조사가 착수된 상황이므로 정보 공개는 정부 당국에 일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환경연대는 시험 대상에 대해 “2015년도 생리대 브랜드별 매출량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후 제조업체가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1위부터 10위 사이 제품을 검출 시험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환경연대의 입장이 확고한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대형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고, 해당 기업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 유한킴벌리·엘지유니참 등으로 불안 확산...업체들 “엄격한 관리기준 적용”

점유율 기준으로 보면 현재 화이트·좋은느낌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유한킴벌리가 57%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바디피트·쏘피·귀애랑의 엘지유니참이 21%, 릴리안·순수한면의 깨끗한나라가 9%를 차지하고 있다. 위스퍼 등의 한국피앤지는 8%다.

점유율이 높다는 등의 이유로 이들 업체가 소비자들의 의심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생리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시판 중인 전 제품에 대한 불안을 씻지 못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서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바디피트 생리대에 대해 불안을 표출했다. 박 씨는 “1+1행사로 2개나 사서 사용 중이었는데 인터넷을 통해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내용을 접했다”며 “마트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구입한지 한 달이 지나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바디피트 제조사인 엘지유니참 측은 “바디피트는 식약처 법규 준수, 실내공기질, 식수 기준보다 엄격한 안전기준에서 관리하고 있고, 유럽 섬유안전 인증기관을 상회하는 내부 기준에 따라 유해성분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한 연구에서 제품명, 브랜드명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사 브랜드 포함 여부도 알 수 없어 환불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 화이트 생리대는 식약처 사전 허가를 받아 생산·공급되며 국내외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면서 “지난해 7월부터 제품의 모든 성분을 공식 사이트에 공개해 소비자가 원할 때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아직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실내 공기질이나 먹는 물 기준을 적용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수조사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인 깨끗한나라 측은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연구팀에 릴리안 외의 나머지 9개 제품을 공개하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깨끗한나라는 “릴리안 외에 다른 9개 제품에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는데도 릴리안에 대해서만 시험 결과가 공표됨으로써 마치 릴리안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잘못된 선입견을 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시험 대상 선정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깨끗한나라 측은 “생리대 제조 기업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AC닐슨의 매출량 순위 자료에 비춰보면 팬티라이너 1위 제품과 중형생리대 2위 제품이 제외되고, 다수의 동일 제조업체 제품이 한꺼번에 시험 대상에 포함되는 등 문제가 발견된다”며 “시험 대상 선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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