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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원장, 금융감독원 개편 물꼬 틀까?..."설립 취지와 달라졌다"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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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원장, 금융감독원 개편 물꼬 틀까?..."설립 취지와 달라졌다" 강조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9.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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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최흥식 원장이 11일 공식 취임하면서 사상 첫 민간출신 금융감독원장 시대가 열렸다.

문재인 정부가 금감원을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국정과제 5개 년 계획'에 포함시키면서 금융시장 개혁을 예고한 상왕이라 최 원장의 어깨에 지워진 짐은 가볍지 않다. 

금융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관치금융을 청산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기대감과 함께 한 때 피감기관의 사장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의사가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원장은 금감원의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보인 가운데 금감원이 금융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설립 취지와 달라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금융 수요자 중심의 건전성과 소비자보호 위주의 대대적 변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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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 금감원 설계자가 다시 금감원에.. 체제 개편에 대한 기대감 높아져

최 원장은 IMF 외환위기 직후 통합 금융감독기구 설계에 참여한 금감원 설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최 원장은 원장 취임사에서도 통합 금융감독기구 설계 작업 참여이후 20여 년 만에 다시 금감원장으로 만나게 된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997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당시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영입됐고 이듬해 금융감독위원회 산하에 있는 감독기구경영개선팀을 이끌며 각 업권 별로 감독기구가 나뉘어져 있는 체제를 금융감독원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연이 있다.  

이 때문에 최 원장에게는 다시한 번 금융감독기구의 전면적인 개편 작업이 맡겨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이미 금융감독기구 개편을 천명했고 이미 금융감독기구 개편 경험이 있는 최 원장에게 금감원 수장 자리를 맡긴 것도 개편 작업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이 담긴 인사라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그동안 많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최 원장의 연구 및 저서를 통해서도 최 원장은 금융감독기구의 개편을 꾸준히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조직 개편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 노조에서 최 원장의 내정설이 나오자마자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선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당초 내정설이 파다했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금융경력이 없다는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이례적으로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가 최 원장의 내정설이 나오자 금융회사 경력이 있는 인사가 내정됐다며 결사반대를 외친 바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번 금감원 노조의 논평에 대해 금융경력이 없는 관료에게 지나치게 힘을 실어주는 당혹스러운 주장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이례적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 원장의 임명이 곧 금융소비자보호기구 분리를 포함한 금감원의 대대적 개혁의 서막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반발이 있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다만 최 원장은 11일 열린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금융감독기구 재편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 학자로서 개인적 소신은 있지만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법 제도와 체제안에서 권한과 책임을 지겠다"면서 "금융위원회에 위임된 업무에 대해서는 철두철미하게 지킬 것이며 월권 행위 역시 없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 최 원장 "금감원 설립 기본취지와 달라졌다" 소비자보호 중요성 강조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는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최 원장은 원장 직속기구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가칭)'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는데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는 금융권 전 권역에 대한 주요 감독제도 시행에 앞서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제도의 적정성을 중점적으로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최 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출범에 대해 그동안 국내 금융산업이 지나치게 대형화에 치중했고 금융당국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금융 수혜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며 기구 설립에 대한 취지를 밝혔다.

특히 기존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 부서가 아닌 원장 지속기구로 신설되는 점도 흥미로운데 이는 앞서 언급한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기능 분리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다.

다만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는 시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가치이고 이에 따른 조치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금융소비자기구의 독립 문제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사회공헌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 언급한 점도 눈여겨 볼 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저출산 대응노력이라던지 환경보호, 노사관계 등의 사항을 소비자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공시시스템을 갖춰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투자 판단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 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적극적인 개혁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향후 과감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금감원 설계에 참여한 당사자로서 현재 금감원이 설립 취지와 달라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 원장은 "지난 주말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느꼈던 점은 금감원이 설립 기본취지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해 금융시장의 변화가 많았는데 금감원이 변화에 충실히 대응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향후 변화를 예고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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