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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 외면한 채 모래성만 쌓는 카셰어링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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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 외면한 채 모래성만 쌓는 카셰어링업계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9.15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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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셰어링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480만 명 이상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한다.

카셰어링은 업체 소유의 차량을 예약하고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차를 빌린 후 반납하는 서비스로 현재 60여개국, 1만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9월 그린카가 국내 최초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듬해 3월에는 쏘카가 카셰어링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후발주자임에도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로 올라선 쏘카는 이달 1일 업계 최초로 회원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쏘카가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그린카 역시 현재 회원 235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전 세계 기준으로 놓고 봐도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10년 넘게 글로벌 시장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투고(Car2go)와 집카(Zipcar)의 회원수는 각각 270만 명, 100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빠른 성장속도의 이면에는 고객 관리시스템 미비와 서비스 철학의 부재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최근 카셰어링 이용자수가 증가하면서 소비자고발센터에 소비자 불만 민원도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부당한 이용약관, 과도한 패널티, 미숙한 사고처리 등 업체 편의적인 서비스 운영 실태에 대한 지적이 대다수다.

얼마전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셰어링 이용약관이 상당부분 소비자에 불리하게 작성된 것을 지적, 대대적인 개정을 명령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고객센터의 불친절 상담이나 무성의한 대응에 불만을 나타내는 민원도 상당수다. 

카셰어링 업계는 기업과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어플)과 전화상담을 통해서 접촉하는 만큼 고객센터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어느 업종보다 중요하다. 또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용자가 시간적, 금전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내 카셰어링업체들은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성장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머지 않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관련 기업들이 외형상 고속성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는 허약한 체질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이기지 못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기업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위험성이 있다.  

한 번 마음이 떠난 소비자를 되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모쪼록 국내 카셰어링 업체들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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