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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너도 나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화...중소형사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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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너도 나도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화...중소형사에겐 '그림의 떡'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9.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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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초대형 IB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막대한 자본을 갖춘 대형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 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객 접점이 많은 리테일부터 기업금융, 트레이딩 등 전 사업영역에서의 발생하고 있는데 그동안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비즈니스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화가 대표적인 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주식거래수수료 무료화 바람은 대형사 위주로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평생무료' 이벤트까지 등장하는 등 과열되는 양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달 28일부터 모바일증권 '나무'를 통해 신규 주식거래 계좌를 개설하면 국내 주식거래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다음 달 31일까지 실시한다. 이벤트 개시 후 2주 만에 신규 계좌 개설건수가 평소의 10배가 넘는 일 평균 1천200여 건 수준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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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은 모바일 증권 '나무(NAMUH)'를 통해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거래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모바일로 주식거래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국내 주식거래수수료를 2030년까지 받지 않는 이벤트를 이 달 29일까지 진행하고 KB증권은 10년 간, 미래에셋대우도 비대면 앱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2025년까지 국내 주식거래수수료가 면제된다. 한국투자증권(5년), 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대신증권(이상 3년)도 동참 중이다.

현재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1위(15.11%)를 달리고 있는 키움증권은 올해 1월부터 이달 말가지 주식거래 계좌를 만든 고객들에게 비대면 채널은 6개월, 대면 채널은 3개월 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데 경쟁사보다는 무료 혜택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중·소형사 중에서는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동참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고객 선점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막대한 고정수입을 가져다주는 주식거래수수료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투자여력이 적은 중·소형사들에게는 부담이다.

IPO 시장에서도 양극화는 발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들은 총 49건, 공모금액 6조2천억 원 상당의 IPO 주관 실적을 기록했는데 그 중 상위 3개 사(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이 주관 건수 기준 42.9%, 공모금액 기준 69.2%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각 사 IB 부문 수익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상반기 IB부문 영업이익은 8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배 늘었고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배 늘어난 1천171억 원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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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여전히 높고 ELS 조기상환으로 인해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감안한다면 IB부문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신한금융투자(4건), 하나금융투자·키움증권(각 3건), KB증권·대신증권(2건), 삼성증권(1건) 등 대형사를 제외한 중·소형사 중에서는 신영증권(1건)을 제외하면 IPO 주관 실적이 미미한 실정이다. 

이처럼 리테일과 IB 등 각 사업부문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중·소형사들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로커리지나 이자 수익으로도 살아남았지만 대형사들의 물량 공세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기특화 IB 등 대안도 제시됐지만 수익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일자 각 증권사의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고 이 달 내로 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도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 금리를 무작정 내리면 대형사보다 버틸 여력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초대형 IB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자본 여력에 따라 점차 서열화가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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