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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형 ISA, 예·적금 전용 계좌로 전락?...이자 낮아도 70%나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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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형 ISA, 예·적금 전용 계좌로 전락?...이자 낮아도 70%나 몰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9.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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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운용자산 중 예·적금 비중이 지나치게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탁형 계좌는 예·적금 자산 비중이 70% 이상으로 사실상 예·적금 전용계좌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ISA는 신탁형과 일임형으로 나뉜다. '일임형'은 금융회사들이 직접 자산배분을 한 모델 포트폴리오(MP)를 바탕으로 자산을 운용하지만 '신탁형'은 고객이 직접 운용자산을 선택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고객들이 안정자산에 집중하는 성향으로 인해 신탁형의 운용자산이 예·적금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ISA가 처음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신탁형 ISA 70% 예·적금 선택.. 자산 비중 다양한 일임형과 대조

ISA는 한 계좌에서 펀드, 파생결합증권, 예·적금 등 다양한 상품을 담아 운용해 일정기간이 지나고 운용결과로 나오는 수익을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상품이다.

7월 말 기준 신탁형 가입자는 약 196만 명으로 전체 ISA 가입자의 88.7%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일임형 가입자는 약 25만 명에 그쳤다.

하지만 수익률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우선 일임형은 지난 달 기준 모델 포트폴리오의 누적 평균 수익률은 6.6%를 기록했는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NH투자증권 'QV 공격P'는 23.4%에 달했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호황을 거둔 탓에 펀드 수익률이 상승한 결과다.

일임형의 운용자산은 국내 채권형펀드(39.1%), MMF(20.1%), 해외채권형 펀드·해외주식형 펀드(각 8.4%) 순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안정적이지만 수익성까지 갖춘 채권형 펀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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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탁형은 평균 수익률이 나오지 않지만 올해 7월 말 기준 예·적금 비중이 71.7%에 달하고 있어 수익이 예금금리에 집중돼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ISA 신탁형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기준 평균 1.5~1.6% 정도로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1.25%)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신한 ISA 정기예금'이 1.6%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ISA 정기예금'이 1.5%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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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탁형 계좌의 상당수는 적립액이 소액에 그친 이른 바 '깡통계좌'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국민재산증식 형성에 기여한다'는 ISA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한편 내년부터 중도 인출이 가능하고 세제혜택이 기존(연간 200만 원)보다 2배가 오르는 내용을 포함한 ISA 시즌2가 시행되지만 현재와 같은 상품 판매 구조가 이어진다면 ISA가 소비자들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자산에 투자를 할 것인지 다소 위험자산이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지는 소비자의 몫"이라면서 "다만 예·적금 자산에 지나치게 몰린 신탁형 상품의 경우 한 번 고민해 볼 만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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