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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당국은 카드권유 규제 풀면서 소비자권익 생각했나?

이보라 기자 lbr00@csnews.co.kr 2017년 09월 28일 목요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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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근 신용카드 해지를 신청한 고객에게 카드사가 다른 카드상품을 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카드업계의 규제완화 요구에 금융위원장이 화답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달초 KB국민카드, BC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의 CEO들과 만나 카드업권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카드사 CEO들은 이 자리에서 우대수수료율 적용 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와 부가세대리납부, 신규가맹점 카드수수료 환급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 위기에 놓여 있다며 규제완화를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없는 한에서 카드사의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다. 그 같은 조치의 하나로 올해 12월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해지를 신청하는 고객의 동의를 얻어 다른 카드상품을 설명‧권유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여전업감독규정에 따라 카드사가 해지를 신청하는 고객에게 해지를 못하도록 설득하거나 다른 카드를 권유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규제완화라는 명분이 있지만, 소비자보호라는 당초의 취지는 퇴색된 셈이다.

이 감독규정이 생긴 것은 과거에 카드사들이 해지방어팀을 따로 두고 고객에게 해지이유를 꼬치꼬치 캐묻고 다른 카드를 권유하는 식으로 해지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많아 이와 관련된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이 생긴 이후로 카드사는 소비자가 해지를 신청하면 바로 해지를 해줘야 했다.

금융당국은 규제완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카드사들이 소비자의 해지요구에 다른 카드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카드해지가 다시 번거로운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소비자 동의를 얻는다'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동의조항 자체가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사실 약관 상 수많은 동의 사항 중 하나인 '마케팅 수신'에 무심코 동의했다가 카드 발급 신청 권유 및 대출 권유 전화 및 문자를 자주 받는다는 소비자 민원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온갖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 절차 상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빠른 안내로 상담원의 안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동의가 이뤄졌다는 민원 역시 고질적인 분쟁 요소다.

이 문제는 카드사만의 일이 아니다. 통신사 역시 과도한 해지방어로 해지 누락 등으로 인한 부당한 요금 청구 등 다양한 소비자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월 해지방어 사실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의 수익을 위해 규제를 되레 풀어준다는 금융당국의 조치에서 당위성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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