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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인터넷 최저보장속도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2017년 10월 10일 화요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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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 중량보다 실제 중량이 조금만 적어도 큰일 납니다.”

한 편의점 관계자가 김밥 실제 중량이 표시 중량보다 많은 것에 대해 질의하자 대뜸 한 말이다.

그래서 편의점 김밥은 ‘큰일’도 방지하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이고자 보통 표시중량보다 실제 중량을 많이 넣는다고 알려줬다. 예컨대 200g 김밥이라면 실제 중량은 230g인 식이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터넷 속도의 오차허용범위는 ‘최저보장속도’라고 일컫는다.

현재 주요 유선업체들이 광고하고 있는 ‘기가 인터넷’의 경우 광고 속도는 1Gbps(1024Mbps)인데, 최저보장속도는 30%에 못 미치는 300Mbps다.

최저보장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느린 인터넷 속도에 대한 업체 측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하루 5회 이상 300Mbps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월 3회 반복되면 소비자는 위약금 없이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그러니 301Mbps 만 나오면 업체 측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최저보장속도가 인터넷 속도 평균값은 아니다. 통상 1Gbps 상품의 속도는 700~900Mbps 범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운 없게 평균 속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는 소비자에겐 30% 최저기준이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기가 인터넷’ 하위 상품인 ‘기가 인터넷 콤팩트’ 상품의 경우 광고 속도가 500Mbps다. 운이 없으면 하위 상품보다 속도가 안 나와도 참아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다운로드 속도에만 최저보장속도가 적용될 뿐 업로드 속도는 규정도 없다. 예컨대 1Gbps 상품에 가입해 놓고 5% 수준인 50Mbps 속도가 나와도 소비자 항의는 불가능하다.

사실 많은 인터넷 상품이 ‘복선’이 아니라 ‘단선’으로 한 줄기 케이블에 다운로드와 업로드 데이터 모두를 수용해야 하는 까닭에 업로드 속도를 인위적으로 제한한 ‘비대칭 속도’ 상품이다.

그나마 최저보장속도조차 권장사항일 뿐이다.

이에 대해 담당부처의 한 관계자는 “최저보장속도는 우리나라 외에는 사례를 찾기 힘든 소비자 보호 장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에는 선례가 드문 제도니 있는 게 어디냐는 언급으로 들렸다.

소비자들은 업체 홈페이지에 꽁꽁 숨겨진 이용약관의 160페이지 정도에 있는 '최저보장속도 규정'을 확인하고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는다. 대기업인 통신사의 신뢰도와 광고 내용을 믿고 계약서에 서명을 한다.

그 믿음이 고작 30%만 충족되는 현실을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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