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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투자자 예탁금으로 돈놀이 '짭짤'...낮은 이용료율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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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투자자 예탁금으로 돈놀이 '짭짤'...낮은 이용료율 요지부동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10.12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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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통해 나오는 이자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데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기준금리가 1년 째 동결 상태라는 점에서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하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예탁금 운용수익의 절반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예탁금 이용료율은 ‘예금 금리’와 같은 개념으로 3개월마다 일평균 잔고를 기준으로 이용료율만큼 이자가 제공된다.

문제는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증권사가 벌어들이는 운용수익률보다 낮다는 점이다. 고객 예탁금은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에 맡겨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에 받는 예탁금 이용료율은 평균 1.4%에 이르고 있지만 실제 증권사들의 예탁금 이용료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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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차투자증권으로 예탁금 전 구간에서 0.8%를 적용하고 있다. 신영증권이 전 구간에서 0.75%를 적용하며 뒤를 이었고 대형사 중에서는 NH투자증권이 해맑음 예보 상품에서 0.75% 금리를 책정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0.1%로 가장 인색했고 SK증권도 100만 원 미만 구간에서 0.1%, 이후 구간에서는 0.25%를 적용했다. 동부증권과 유안타증권도 각각 0.2%(100만 원 미만)와 0.3%(전 구간)으로 타 증권사에 비해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동일한 예탁금에 대해 증권사마다 예탁금 이용료율이 최대 연 0.7% 포인트까지 차이나는 셈이다.

일부 증권사는 예탁금이 소액인 경우 금리를 차등 적용했는데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50만 원 미만, 하나금융투자는 100만 원 미만이면 연 0.1%를 책정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예탁금에 관계 없이 모두 연 0.75%를 적용해 50만 원 이하 소액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한편 같은 기간 예탁금을 운용하는 한국증권금융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올해 8월 기준 1.441%를 기록하고 있다. 운용수익률은 지난 2015년 4월 2%대가 붕괴된 이후 지속 하락세를 이어왔고 올 들어서는 1.4~1.5%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해 6월 이후 1년 넘게 동결되고 있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예탁금이용료율을 인상 시키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증권금융 예탁금 운용수익률 역시 소폭 떨어진데이어 현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예탁금이용료율 인상이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실제로 대다수 증권사들은 지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탁금 이용료율을 소폭 내린 뒤 현재까지 미동조차 없는 상황이다.

올 들어 예탁금이용료율 변경 신고를 한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까지 3곳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월 예탁금 평잔 50만 원 이상인 경우 예탁금이용료율이 1%에서 0.6%로 0.4% 포인트 떨어뜨렸고 케이프투자증권도 3월부터 평잔 50만 원 이상은 예탁금이용료율 0.2% 포인트, 50만 원 미만은 0.1% 포인트 떨어뜨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파생계좌 원화예수금에 대해 예탁금이용료율이 신설됐다.

게다가 최근 증권사들의 캐시카우였던 주식거래수수료도 무료화 경쟁이 치열하고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금리도 순차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준금리가 상승하지 않는 한 예탁금 이용료율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예탁금 이용료율은 각 증권사의 고유 권한으로 각 사별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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