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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 '슈퍼 갑' 구글‧ 애플 "우리 사전에 환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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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 '슈퍼 갑' 구글‧ 애플 "우리 사전에 환불 없다?"
소비자 '핑퐁'에 시달리고 게임사는 눈치보기만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10.23 08: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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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춘천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얼마 전 어린 자녀의 실수로 ‘피쉬돔’이라는 모바일 게임의 콘텐츠를 14만4천 원가량 구매하게 됐다. 이튿날 아침 구글플레이스토어에 전화를 하니 “환불 권한이 개발자(피쉬돔)에게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영어 이메일을 보내 개발자에 환불 요청을 했지만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환불을 받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구글플레이스토리 측 역시 수차례의 요청에도 환불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씨는 “개발자는 구글에게, 구글은 개발자에게 환불 요청을 하라는 말만 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소비자는 어디에서 환불받아야 되냐”며 억울해 했다.

#사례2. 안양시 석수동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9월 넥슨의 모바일게임 액스(Axe)의 아이템을 68만 원가량 구매했다. 하지만 곧 게임에 문제를 느껴서 아이템을 환불받기로 했다. 당시 박 씨는 구매한 아이템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박 씨가 애플 앱스토어 고객센터에 환불 문의를 했지만 “약관에 의거해 환불을 해줄 수 없으니 게임사로 문의하라”는 답을 받았다. 반면 게임사는 “환불의 최종권한은 애플 고객센터에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박 씨는 애플과 게임사를 오가며 수차례 환불을 요구한 끝에 애플로부터 환불을 받아낼 수 있었다. 박 씨는 “서로 권한이 없다는 애플과 게임사에 몇 번이나 환불 요청을 했는지 모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게임 오픈마켓이 정당한 이유 없이 환불을 거부한다는 소비자 원성이 터지고 있다. 환불 권한이 없는 게임사에 책임을 떠넘겨 애꿎은 소비자만 불편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은 구글과 애플이 플랫폼 제공자(오픈마켓)의 역할이나 제대로 된 고객 상담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 역시 구글과 애플의 자사 중심 환불 정책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게임사로 환불 민원을 제기하지만 정작 게임사는 환불 권한 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렇다고  게임사들이  이를 강제할 수단도 없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어렵다.  국내 게임 시장이 점차 모바일 체제로 재편되면서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글‧애플이 ‘슈퍼갑’이 됐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절대권력’ 휘두르는 구글·애플

앞선 사례와 비슷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오픈마켓의 환불정책에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 환불은 대부분 오픈마켓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게임 운영 주체와 환불 주체가 다르다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는 기본적으로 구매 상품 대부분의 환불을 불허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는 예외적으로 결제 후 65일 내의 거래건 중 첫 1회에 한해 자체적인 판단을 거쳐 환불을 진행한다. 애플 역시 게임의 내용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환불가능 여부를 판단해 환불을 처리한다고 안내한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환불 내역을 게임사와 공유하지 않는다. 때문에 게임사들은 환불 아이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경우가 태반이다. 정당한 환불 사유가 있어도 환불을 못 받는 사례가 생겨나는 이유다.

문제는 구글과 애플이 이같은 내용을 모두 인지하면서도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과 애플의 ‘시장지배력 남용’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국내에서는 통신3사와 네이버 등이 ‘원스토어’라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구글·애플 양대 플랫폼의 종속화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지만 이미 구글과 애플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들의 앱 구매 채널을 바꿔 놓기란 쉽지 않다.

국내 게임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모 중소 게임사가 네이버 원스토어에 게임을 먼저 출시하면서 구글과 애플로부터 게임이 노출되지 않게 하는 보복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은 구글과 애플이 플랫폼 독과점에서 나오는 시장지배력을 아무런 통제 없이 휘두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다원화를 통해 종속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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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맘 2018-01-09 19:30:10
저두 이틀전에 똑같은일을 겪은 피쉬돔게임의 실수구매한 피해자입니다.
잘못터치한 이유로거금 130,000원이 구매가되었고 다음날 구글고객센타로 문의했지만 위에 내용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서로 미루고만 있는 실정이여서 답답함을 어디다가 풀어야할지 모르겠네요.구글플레이는 이런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것에대해 방치.방관하는 공범이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제해결을위해 아무것도하지않는 방관자인구글은 각성하시죠!!!!

ㅇㅇ 2017-11-10 21:17:39
환불할거면 결제를하지 말아야..
즐길거 다즐기고 환불하는 유저들이 먼저 잘못한것으로 보입니다.

환불다해주면 게임사만 호구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