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판매량 1위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골든블루(대표 김동욱)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출시 5년 만에 판매량 기준 국내 위스키를 대표하는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고 밝힌 데 대해 경쟁업체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골든블루는 보도자료에서 디아지오코리아(대표 조길수)의 ‘윈저 12’, 페르노리카코리아(대표 쟝 투불)의 ‘임페리얼 12’를 언급했다. 특히 2009년부터 8년 동안 1위였던 ‘윈저 12’가 ‘골든블루 사피루스’로 인해 형성된 저도주 트렌드로 인해 출고량이 줄면서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는 수모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골든블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골든블루 사피루스는 2012년 출시돼 2016년 24만6천206상자(1상자=9L)를 판매, 시장점유율 14.8%로 ‘임페리얼 12’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다. 또한 올해 9월까지 17만6천584상자(시장점유율 15.2%)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 자료에는 골든블루 사피루스와 윈저 12의 판매량만 비교하고 있어 전체적인 위스키 시장 추이를 알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위스키 업계에서는 골든블루가 다소 무리한 홍보를 하고 있다며 불편해 하고 있다.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5년 만에 크게 성장한 것은 맞지만 자사에 유리한 숫자만 활용한 자료라는 것이다.

첫 번째로 무연산 위스키인 ‘골든블루 사피루스’를 연산 위스키 ‘윈저 12’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위스키는 블랜딩한 원액의 숙성연도를 표시하는 ‘연산 위스키’와 이를 표시하지 않는 ‘무연산 위스키’로 나눌 수 있다. 무연산 위스키의 경우 3년 이상 숙성 원액’을 섞어서 만든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산 위스키가 12년이면 12년, 17년이면 17년 원액만을 사용해야 하는 것보다 자유로운 셈이다.

골든블루 사피루스는 출시 당시에는 골든블루 12, 17년산으로 표기했으나 2012년 12년산을 ‘사피루스’, 2014년 17년산을 ‘다이아몬드’로 리뉴얼하면서 무연산 위스키로 바뀌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연산과 무연산 제품 판매량을 동시에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자동차로 비교했을 때 중형차와 준중형차를 동시에 비교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골든블루는 ‘기타주류’를 제외하고 판매량을 집계했다. 이는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기준과 우리나라 위스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100% 스코틀랜드산 원액으로 만든 40도 이상의 ‘스카치 위스키’만 인정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주세법상 도수와 상관없이 첨가물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 당분이나 향료, 색소 등 주세법에 명시된 첨가물을 제외한 다른 첨가물이 들어갔다면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것이다.

윈저의 경우 총 8가지 제품 가운데 ‘윈저 더블유 아이스’, ‘윈저 더블유 레어’ 등은 솔잎, 대추추출물 등이 첨가돼 ‘기타주류’로 들어간다. 윈저 브랜드 가운데 상당수 제품의 판매량을 제외한 셈이다.

이에 골든블루가 사피루스와 윈저를 비교하려면 같은 저도주이자 무연산인 ‘윈저 더블유 아이스’와 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로 ‘판매량 집계 시기’도 성수기인 4분기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연말 성수기에 매출이 급증하는데 골든블루는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판매량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5년 만에 단일 제품으로 1위에 오른 것은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지만 무리하게 타사와 비교한 것은 무리한 홍보로 보인다”며 “무연산 제품을 가지고 ‘정통 위스키’를 운운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오해할 여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