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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났는데 가공식품에 벌레 속출...이상기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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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났는데 가공식품에 벌레 속출...이상기후 탓?
[포토뉴스] 일교차 큰 날씨에 긴 연휴로 온도 유지 안돼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7.10.26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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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지나 아침저녁 찬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식품에서 벌레 이물이 발견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미 죽은 사체에서부터 살아 꿈틀대는 애벌레까지 발견된 이물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이미 식품을 섭취하고 난 후 뒤늦게 이물을 발견한 소비자들은 혐오감을 감추지 못했다.  

요거트에 하얀 벌레...충북 청주시에 사는 공 모(여)씨는 지난 10월 중순 떠먹는 요거트를 먹다가 새끼 손톱 크기의 투명한 이물을 발견했다. 건더기가 없는 요거트라 이상하게 생각해 잘 살펴보니 하얀 애벌레였다고. 이미 절반 정도 먹은 상태라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공 씨는 “한 마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입에 넣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경악했다.


감자칩에 까만 벌레...대구시 달서구에 사는 김 모(남)씨도 지난 10월 초 추석 기간 동안 본가로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서 구입한 감자칩 과자에서 엄지 손톱만 한 까만 벌레를 발견했다. 제조일은 8월23일이었고 유통기한도 4개월 후인 2018년 1월22일까지로 한참 남아있었다. 김 씨는 “거의 다 먹은 후에 벌레를 발견해 토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황당해 했다.


사과쿠키 속 애벌레...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A제과에서 제조한 사과쿠키 과자에서 애벌레를 발견했다. 어린 딸과 함께 먹고 있었는데 살아있는 벌레가 꿈틀거렸던 것. 김 씨는 "깜짝 놀라 고객센터에 글을 올렸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아이가 놀라 토하고 난리가 났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컵라면에 번데기 껍질... 대구시 서구에 사는 전 모(남)씨는 컵라면을 뜯었다가 벌레와 애벌레가 탈피한 듯한 번데기 껍질 등을 발견했다. 업체 측은 유통 중에 벌레가 알을 낳은 것 같다며 교환해주기로 했지만 화가 풀리지 않았다고. 전 씨는 "비닐을 뚫고 알을 낳는다면 멀쩡한 제품이 하나도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황당해 했다. 


곡물음료에서 나온 벌레...서울시 구로동에 사는 허 모(여)씨도 벌레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보면서 곡물음료를 마셨는데 입안에 이상한 이물감이 느껴져 확인해보니 벌레였던 것. 허 씨는 "이미 절반 이상을 먹고 난 다음에 발견했다"며 "환불을 해준다고 하는데 혐오감은 어쩔 것이냐"고 분개했다. 


홈쇼핑 육개장에 벌레... 경상북도 경주시에 사는 임 모(여)씨는 홈쇼핑에서 구입한 육개장에서 벌레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업체 측에서는 사과는 커녕 부분 환불을 원하냐, 전체 환불을 원하냐고 담담하게 대응할 뿐이었다고. 임 씨는 "벌레가 맞는지, 먹어도 인체에 무해한지 등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환불해주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며 황당해 했다. 


자판기 캔커피에 바퀴벌레...경상북도 구미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시는 마시던 음료수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구입해 마시던 중 입안에 뭔가 걸려 확인하니 커피에 절여져 있는 바퀴벌레였던 것. 김 씨는 "음료수에서 벌레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벌레가 들어갈 수 있다면 전체 원액이 오염됐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초콜릿에 벌레 꿈틀... 서울시 송파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초콜릿에서 꿈틀거리는 애벌레를 발견해 경악했다. 은박지를 뜯어 초콜릿을 먹으려는 순간 하얀 애벌레가 살아 움직였던 것. 이 씨는 "벌레 때문에 트라우마에 걸린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제품을 만든 업체를 징계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분유 타다 바퀴벌레 둥둥...인천시 남구에 사는 백 모(여)씨는 아이에게 먹이는 분유에서 벌레가 나왔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와 조리원에서부터 아기에게 먹이던 분유를 분유통에 넣고 흔드는데 작은 바퀴벌레가 떠올랐던 것. 백 씨는 "이전에도 까만 이물질이 나오기도 했지만 분유 찌꺼기라고 주장해 건저내고 먹였다"며 "바퀴벌레가 나올 정도로 품질 관리가 엉망인데 믿고 먹인 것 아니냐"고 억울해 했다. 


교환받은 초콜릿에 벌레...대전시 대덕구에 사는 김 모(여)씨도 초콜릿에서 까만 애벌레를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처음 구입했던 초콜릿은 유통기한이 지나있어 교환한 제품인데 벌레가 들어있던 것이었다. 김 씨는 "고객센터에 항의했더니 교환해주겠다고 덤덤하게 대응하더라"라며 "벌레가 나오는 게 아주 흔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가을에 접어든 후에도 벌레 이물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일교차가 커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 동안 유통 ‧ 보관 상 온도 유지 등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벌레 이물은 대부분 제조 단계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유통 단계에서 혼입된 경우가 많다. 강한 턱을 가지고 있는 애벌레가 비닐을 찢고 안으로 들어가거나 화랑곡나방이 작은 틈에 알을 까는 식이다.

물론 벌레가 제조 단계에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절단되거나 튀겨지는 등 모양이 변형돼 있어 쉽게 알아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더운 여름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최근 따뜻한 날씨가 지속돼 벌레 유입 건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해태제과 등 제과업체에서도 벌레 이물이 보관‧유통 중에 들어가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10월 초 길었던 추석연휴 동안 작은 매장에서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이물 피해가 많았다”며 “구입처나 제조업체 고객센터에 신고하면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가공식품에서 벌레 등 이물이 나올 경우 제품 교환 및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이물이 발견됐다면 증거 사진을 찍어놓고 이물 혼입 원인 파악을 위해 이물과 제품을 임의로 폐기하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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