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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약국 '재고약' 떠넘기기 갈등...결국 소비자 피해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더보기
불용재고약을 두고 제약사와 약국, 의약품유통업체 등이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에서는 '상거래상의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연 1천500억 원에 달하는 불용재고약 처리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불용재고약은 포장이 파손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을 뜻한다.

의약품의 경우 대단위 포장이 많은데다가 의약분업 이후 병의원 처방 변경이 잦아져  불용재고약이 쌓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불용재고약 규모가 약 1천600억~2천억 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국에서는 이 비용을 개별 약국에서 감당하기는 어렵고 영업사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제약사나 도매상에 반품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약사에서도 불용재고약을 모두 떠안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정상적으로 거래를 한 것인데 약국에서 재고관리, 수요예측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까지 반품을 받아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100정, 300정 약에서 한두알 남은 것까지 반품을 요구하는 일도 잦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수거된 약은 재활용이 아닌 폐기되는 터라 반품비용뿐 아니라 폐기비용까지 떠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약국에서 보내는 재고 비용을 수용하고 있다”면서도 “제약업의 특수성 때문에 받아들이고 있지만 회사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사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니 의약품유통업체 역시 반품 기준을 까다롭게 만들거나 거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외국계 제약사나 일부 국내 제약사에서는 반품을 거부하고 있다. 한 의약품유통업체는 ‘약국 주문에 참고해 달라’며 온라인 주문사이트에 반품을 거부하는 제약사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반품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약사는 갈더마코리아, 한국다이찌산쿄, 한국머크, 한국페링 등 다국적사 4곳과 넥스팜코리아, 유한메디카, 새한제약 등 국내제약사 12곳이다.

결국 제약사, 약국, 의약품유통업체에서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책임 핑퐁을 하는 사이 불용의약품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돼 피해로 이어지는 셈이다.

의약품유통협회, 대한약사회 등에서는 의약품 반품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재고의약품 자체를 줄이기 위해 ‘성분명 처방’, ‘소포장 판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1천500억 원 규모의 불용재고약을 업계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법제화를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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