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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들

김정원 평택대학교 교수 csnews@csnews.co.kr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더보기
지난 2001년 1월 미래 산업 정문술 회장의 은퇴가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최고 경영자로서는 한창인 60대 중반의 나이인데 벤처업계의 선두 주자 자리를 내놓고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 회장은 2세 승계가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업계를 깨끗이 떠났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의 퇴장에 ‘아름다운’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다.

심지어 정 회장은 자식 2명에게 각각 집 한 채씩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모두 사회에 환원을 하겠다고 했고 지금도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자신의 돈이 긴요하게 쓰일 곳을 찾아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경기도 평택에 있는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개척 교회를 33년이나 힘들게 키워 반석위에 올렸는데 정작 자신은 5년이나 일찍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이다. 교회를 잘못 운영해서 쫓겨나는 것도 아니고 몸이 좋지 않아서 물러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자신이 없어도 교회가 잘 굴러갈 수 있을 정도가 됐으니 다른 일을 찾아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새로 오는 담임 목사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까지 했다. 지금처럼 교회 가까이 살면 신도나 신임 목사 모두에게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이 목사님은 은퇴 후 주변 상황이 정리되면 필리핀 탄사 지역으로 떠나 그곳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과 생활을 할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연말이면 적지 않은 돈을 자선 남비에 몰래 놓고 가는 사람이나 평생을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학교에 기증하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정 회장과 목사님 못지않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바로 성자(聖子)이고 천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돈을 벌고도 자식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버려진 재벌 기업 전 회장과 말로만 하나님을 외칠 뿐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아들에게 교회 목사를 승계 하려는 유명 교회 전직 목사들, 그리고 권력 잡기에만 집착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들이 주변에 넘쳐난다.

우리는 철면피 같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개인적인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높은 직위에 올랐을 때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갖은 애를 쓴다. 하지만 산 정상에 오르면 언젠가는 내려와야 하는 것처럼 돈과 지위도 때가 되면 반드시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인생의 이치다.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더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더 중요하다. 힘들게 돈을 벌고 어렵게 높은 지위에 올랐다 하더라도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는 대표적인 분들로 고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미국의 빌게이츠가 있다. 김 추기경님은 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대중들과 함께 하며 늘 바보처럼 사시는 것을 좋아하셨다.

종교인을 떠나 인간적으로도 비우고 내려놓고 사는 참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아시는 분이셨다. 그리고 미국의 기부 왕 빌게이츠도 부인 멜린다와 함께 자신들이 힘들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며 의미 있는 여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돈은 버는 것보다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 부부는 알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올 가을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우리도 잘 내려놓는 법을 생각하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대부분 알지만 실천하기는 힘든 일을 몸소 실천하시는 멋진 분들이 가까이 있어서 훈훈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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