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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세월호처럼 포항 지진도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더보기
어느새 2017년의 끝자락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이 유독 빠르게 느껴지나 했더니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나보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올 한해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유독 시간의 흐름에 대한 느낌이 달랐던 이유에 대해 한 지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정세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추운 겨울부터 봄이 올 때까지 이어진 촛불집회, 역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대통령의 탄핵, 7개월 가량 앞당겨 진행된 5월의 대통령 선거까지... 줄줄이 대형 이슈가 이어지면서 개인들의 시간도 더불어 가속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돌이켜보니 매일 매일 숨져진 진실이 빠짐 없이 밝혀지길, 하루 빨리 망가진 나라가 바로 서기를 기원하며 시간의 흐름을 재촉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수년 간 인재(人災)로 인해 벌어진 믿지 못할 일들을 뒤늦게라도 바로잡기를 염원했던 전 국민적인 움직임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관련 문제들을 수습하는 과정을 이어져 오는 걸 지켜보고 있다.

이제 한 숨 돌리려고 보니 눈앞에 예상치 못한 천재(天災)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 15일 포항 인근에 5.5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에 비해 강도는 약했지만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 지진으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다. 57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1천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상 최초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속이 타들어가는 긴장감을 애써 감추고 일주일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큰 동요 없이 지켜내야 할 수많은 입시생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그러나 지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잠시 미뤄두고 뜻을 모아 벌어진 일에 대한 빠른 수습과 복구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우리는 세월호라는 잊지 못할 사건을 통해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아프게 배웠다. 더 이상 지진 피해를 이웃나라 일본의 특수상황으로 여기고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 된만큼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천재가 부실한 준비로 인한 인재로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준비해야 한다.

지진으로 인한 포항 시민들의 상해와 재산상 피해는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수능 연기의 여파로 인한 피해 역시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바로 드러난 문제가 수년간 수능을 준비하느라 고생한 수험생과 가족들이 미리 준비해 둔 여행 일정 변경으로 인한 환불 사태다. 국내 여행업체나 항공사들의 경우 사안을 감안해 서둘러 수수료 면제 기준을 밝혔지만 외국계 숙박예약업체와 항공사 등과의 분쟁은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당장 포항으로 달려가 무너진 건물을 세우고 이재민이 된 포항 시민들의 손발이 되어줄 순 없지만 내가 위치한 이 자리에서 그들의 권익을 챙기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봐야겠다.

작년 가을께 봤던 ‘설리:허드슨강의 기적’이란 영화가 문득 떠오른다.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비행기 승객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기내를 지키는 조정사와 승무원들, 사고 소식을 접한 즉시 나타난 1200명의 구조대와 7개의 출근보트로 인해 155명 전원이 단 24분만에 모두 구조되는 실화를 다룬 영화였다.

구성원 개개인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직분과 의무에 최선을 다하면 예기치 못한 난재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지켜보며 가슴 절절히 미안하고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국가와 조직의 시스템이 나를 보호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사회, 그걸 만드는 시작점은 결국 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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