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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전자화돼 가는데 오류나면 전담인력 없어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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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전자화돼 가는데 오류나면 전담인력 없어 허둥지둥
규정 없고 업체 전담인력도 태부족...표준 마련 시급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11.29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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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페시아 화면 꺼짐 증상에도 속수무책 창원시 삼정자동에 사는 최 모(남)씨는 지난 2015년 4월 크라이슬러 300C를 구매했다. 최 씨의 차량에서는 구매 이후 지속적으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화면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몇 번의 수리 끝에 본체를 교체해야한다는 딜러사의 안내에 따라 올해 5월 제품을 교체했지만, 6월에 다시 블랙아웃 현상이 발생했다. 최 씨는 현재 에어컨은 물론 내비게이션, 라디오, CD플레이어 등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 씨는 “수차례 수리와 교체에도 증상을 잡지 못해 정상적인 이용을 할 수 없다”면서 답답해했다.

# 주행 중 갑작스런 스티어링 잠김 현상 서울시 서초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차량 가격 4천만 원 상당의 2014년식 아우디 A4 TDI를 운행중이다. 지난 여름 이 씨가 차를 몰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 중 갑자기 핸들(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이 잠겨서 작동불능 상태가 됐다. 구입 이후 3년간 3만7천km를 주행하면서 어떠한 접촉사고도 없었다는 게 이 씨의 설명. 이 씨는 “올해 6월 정기점검 때만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차량이었다”면서 “복잡한 시내나 고속도로, 고가도로 등을 주행할 때 이런 증상이 일어났다면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아찔해 했다.

차량 내 전자장비가 늘어나면서 관련 오류로인한 소비자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차량 구동 및 조향 계통 전자장치의 오류로 아찔한 경험을 했다는 소비자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또한 에어컨, 내비게이션, DMB 등 차량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보드) 시스템 오류가 잦지만 원인을 못 찾아 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민원도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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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가 전장부품 ECU 통합을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통합바디제어기(IBU: Integrated Body Unit).
이처럼 전자장비 관련 고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조치나 보상을 뒤따르지 않아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불만은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차량 제조사들이 관련 규정이나 전자장비 AS 전담 인력을 마련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차량 부품 전반에 다양한 IT기술이 접목되면서 전장화가 가속되고 있다”면서 “업계에서도 별도의 전담 인력을 영입하거나 관련 기술 매뉴얼 등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시대, 차량 전장화 가속...업계 '전자 장비 표준' 마련 분주

각종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카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나아가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IT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 결함 방지와 차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003년 공식 발족한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인 오토사(AUTOSAR)는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자동차 업계는 증가하는 자동차 제어기기들과 복잡한 소프트웨어에 대응하기 위해 제어기 통합, 소프트웨어 공용 사용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BMW, 다임러, 보쉬, 콘티넨탈, 폭스바겐 등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개방형 자동차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 대한 합의점을 모아 2003년 공식적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 오토사(AUTOSAR)’ 컨소시엄을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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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저에 적용된 현대오트론 IBU 제어기.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2년부터 현대오트론과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현대모비스, 해외 협력사와 함께 현대자동차에 특화된 오토사 플랫폼을 본격 개발하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20여 개의 오토사 기반 전장품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오토사 플랫폼에 맞춰 각종 부품을 표준화해 개발하면 기술의 확장성 및 호환성이 높다”면서 “각기 다른 업체가 개발한 동일 부품이라도 다양한 차종에 공용화 적용이 훨씬 더 용이하고 품질검증과 보안성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전자 제어 전문 기업인 현대오트론 역시 2013년부터 AUTOSAR 4.0버전 선행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오트론이 직접 개발한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인 ‘현대차 표준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적용되는 모델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오닉 전기차와 신형 그랜저, 그리고 올해 출시된 스팅어, 현대차 제네시스 G70,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오토사와 자동차 기능 안전 표준인 ISO26262를 묶어서 차량 결함 방지와 차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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