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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버터‧가공버터 모두 '버터'...소비자와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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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버터‧가공버터 모두 '버터'...소비자와 숨바꼭질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7.11.30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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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제조‧판매되는 ‘버터’의 표시 명칭이 정확치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지방 비율에 따라 천연버터, 가공버터로 나눌 수 있지만 제품명은 모두 ‘버터’로 표기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11월 중순경 버터를 구입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내가 꼭 ‘진짜 버터’를 사오라고 한 터라 꼼꼼하게 살펴봤지만 어떤 것이 ‘진짜’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

자세히 살펴보다 ‘버터’, ‘가공버터’ 등 제품 하단에 작은 글씨로 식품 유형이 쓰여 있는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제품명은 ‘우유 버터’, ‘고소한 버터’, ‘아침에 버터’, ‘발효버터’ 등 모두 ‘버터’라고 표기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고.

김 씨는 “제품을 일일이 확인하고 나서야 가공버터인 제품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소비자가 명확하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작은 글씨로 식품 유형을 적을 것이 아니라 제품명에 ‘가공버터’라고 표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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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우유 버터와 가공버터인 서울우유 고소한 버터. <출처 = 서울우유 홈페이지>
식품공전에 따르면 버터류는 원유에서 유지방분을 분리한 것 또는 발효시킨 것을 뜻한다. 이중에서 단순히 식염이나 식용색소 정도를 넣은 것으로, 유지방이 80% 이상인 제품은 버터(천연버터)로 표시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서울우유의 ‘버터’가 유지방 100% 천연버터다.

그 외 유지방이 30~80% 사이이며 버터에 식품, 식품첨가물 등을 넣은 것은 ‘가공버터’로 구분된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가공버터는 야자경화유 등 가공유지와 유지방, 무지유고형분 등을 섞어서 만들고 있다.

롯데푸드 '쉐프드 홈버터', 남양유업 '드빈치버터', 서울우유 '고소한 버터' 등은 가공버터에 속한다.

가공버터에 들어가는 야자경화유, 팜유 등 가공유지의 경우 트랜스지방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각종 심혈관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서울우유 버터(천연버터)와 가공버터인 '고소한 버터'를 비교한 결과 100g 기준 가공버터의 트랜스지방이 4g으로, 버터(2g)보다 2배 높았다. 콜레스테롤(190mg), 포화지방(50g), 지방(78g) 등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격은 천연버터가 약간 비쌌다. 11월28일 기준 롯데마트몰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버터(무가염)은 450g에 9천380원이었으며, 가공버터인 서울 고소한 버터(450g)는 8천500원이었다.

업체 측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규제하고 있는 대로 ‘식품의 유형’만 명확하게 표시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가공버터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있는 상황에서 타사와 달리 이를 제품명에 반영하기도 어렵다”며 “제품의 유형이 전면에 배치될 경우 제품명에 이를 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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