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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어닝쇼크에도 '매수'일색...'괴리율'도입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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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어닝쇼크에도 '매수'일색...'괴리율'도입 무색
부정적 이슈에도 '매도'없어..."상승장이라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12.12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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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를 지나치게 높게 잡고 '매수' 위주의 투자의견을 제시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증권사 리포트 괴리율 제도'가 지난 9월 도입됐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코스피가 연중 내내 상승장을 유지중이라 인위적으로 '매수' 의견 비중을 늘리고 목표주가를 낮출 수는 없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부정적 이슈가 대두된 일부 종목에 대해서도 매도는커녕 되레 매수 의견이 대부분이라 괴리율 제도 기본 취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목표주가가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제시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괴리율 공시제 정착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당국에서도 괴리율 표시나 제도가 로 제대로 운용되고있는지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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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최근 1년 새 발행된 국내 20대 증권사 리포트 '매수(BUY)' 비중은 80~90%에 이르고 있다.

교보증권(대표 김해준)이 97.2%를 기록하며 발행한 리포트 대부분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키움증권(대표 권용원), SK증권(대표 김신)도 발행된 리포트의 90% 이상이 '매수' 의견이었다.

반면 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는 '매수' 의견이 66%, '보유(HOLD)' 의견이 34%로 조사대상 증권사 중 가장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과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도 4분의 1 가량 '보유' 의견이었다.

증권사 리포트 대부분 매수 의견만 제시하는 관행이 여전한 가운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발생한 특정 종목에 대해서도 매수 의견을 꿋꿋히 제시하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기업 미래가치에 대한 판단이라고 하지만  현 상황과 동떨어진 의견을 제시,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발표된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의 실적전망 공시가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날 올해 영업적자가 4천900억 원, 내년에도 2천400억 원에 달해  선제 대응 차원에서  1조5천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공시 이후 발행된 증권사 리포트 17개 중 '매수'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는 10개에 달했다. 나머지 7개 리포트는 중립을 의미하는 '유지'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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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주가의 경우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황웨이청)과 NH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대표 이용배)은 공시 전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고 나머지 14개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내렸다. 반면 KB증권은 목표주가를 1만2천 원에서 8천500원으로 크게 내렸다.

17개 증권사의 목표 주가는 최저 8천500원부터 1만6천 원까지 최대 2배 가까이 격차가 발생했다.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전망이 나왔지만 일부 증권사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결국 특정 이슈로 인해 주가 변동이 발생한 종목에 대해서도 증권사마다 투자 의견이 천차만별이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의견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에 오히려 의견이 일치되는 점이 부적절하고 투자의견이나 전망치는 미래의 기업가치를 분석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매수 의견 자체가 비난받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만 금융당국에서도 매수 위주 리포트 자체를 권고한만큼 개선해나가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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