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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해외송금은 엿장수 맘대로?...대학원 응시료를 근사치로 송금해 낭패 볼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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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해외송금은 엿장수 맘대로?...대학원 응시료를 근사치로 송금해 낭패 볼 뻔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8.02.05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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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대학원 지원 응시료를 송금하려던 소비자가 우체국의 자의적인 환전처리 때문에 입학에 차질이 벌어질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충남 아산시 둔포면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1월 12일 일본 대학원 지원 응시료를 입금하기 위해 우체국 매장을 방문해 일본으로 3만엔 해외송금 서비스를 요청했다. 환전 수수료 등을 감안해 충분한 원화를 챙겨 갔고 신청서에도 '3만 엔'이라고 명확히 적었다.

며칠 후 일본 대학측으로부터 3만 엔이 아닌 2만9999엔 입금됐으니 정확한 금액을 다시 송금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우체국으로 전화 문의했더니 "원화를 엔화로 환전하다보니 근사치를 보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 씨가 요청한 정확한 금액이 아닌 근사치를 임의대로 송금하는 게 우체국의 송금 규정인지, 다른 은행도 그렇게 처리하는 건지를 묻자 답변을 피했다고.

시일이 급한 건이라 송금 취소를 서둘러 달라 독촉했지만 우체국 측은 일단 송금부터 먼저하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대학원 지원 응시료였던 만큼 제때 연락을 받지 못하거나 했다면 큰 문제가 생길 뻔 했다"며 이 문제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해외송금 신청확인서.GIF
▲ 2만9999엔만 송금된 김 씨의 해외송금신청서

은행에서 원화를 해외 화폐로 송금할 경우 보내려고 하는 금액만큼 환전해 보내게 된다. 만약 3만 엔을 지정했으면 한화를 3만 엔만큼 바꿔서 송금이 이뤄지는게 정상적이다. 반대로 소비자가 한화 30만 원을 환전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한 경우에는 근사치로 송금이 이뤄진다.

은행 관계자는 "원화를 엔화로 환전시 근사치로 보낸다는 규정은 어느 곳에도 없으며, 신청서에 3만 엔을 적었으면 3만 엔만큼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개인간 송금과 달리 등록금이든 회사관련 금액이든 중요한 돈을 송금시에는 해당금액이 아닐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맞춰서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체국 측은 원화에서 엔화로 바로 환전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달러로 바꾼 다음 엔화로 바뀌는 구조여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우체국은 해외송금 시 '스위프트'라는 국제 금융 통신망을 이용한다. 스위프트는 기본 화폐가 달러여서 원화를 엔화로 바꿔 송금시 원화에서 엔화로 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달러로 바꾼 다음 엔화로 환전이 이뤄진다.

우체국 관계자는 "고객이 접수한 것이 스위프트 망을 이용한 송금이기 때문에 엔화 접수가 안되고 달러로 먼저 바꿔고 엔화로 바꿔야 해서 근사치로 진행된다"며 "스위프트가 3개 이상의 중개 은행을 거치기 때문에 수수료 명목으로 감해지면 환전금액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의 불편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상부에 건의해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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