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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찢어진 채 물품 사라져...택배 '황당' 사고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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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찢어진 채 물품 사라져...택배 '황당' 사고 천태만상
[포토] 연락없이 문앞 던져 놓고 멋대로 박스갈이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8.02.12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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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택배 사고로 소비자를 울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인 지연은 제쳐두더라도 운송과정에서 임의로 재포장하다 내용물 일부가 분실되거나 연락 없이 집 앞에 두고 갔다가 파손, 분실 등 2차 피해를 야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 상위 업체뿐 아니라 KG로지스, 로젠택배, 경동택배 등 규모를 막론하고 유사한 배송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하물이 폭증하는 명절 연휴 이후 특히  배송 관련 소비자 민원이 줄을 잇는다.   

◆ 재포장한 택배, 내용물 일부 분실..의혹 증폭

소비자들이 황당하게 꼽는 사례 중 하나는 배송 중 재포장 하는 경우다.

포장을 다시 한 것도 꺼림칙하지만 이후 내용물이 망가지거나  일부가 분실되면서 갈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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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낸 과메기를 일반 박스로 재포장해 배송한데다 내용물도 엉망이 돼 소비자가 기막혀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에 사는 고 모(여)씨는 과메기를 포장해 롯데택배로 발송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배송 이튿날 기사가 아이스박스가 파손돼 다른 박스로 옮기겠다기에 파손이 안됐으면 그리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물품을 받은 고객이 아이스박스로 포장돼 배송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뜯지도 않고 반송해 택배를 돌려 받은 고 씨는 기가 막혔다. 과메기 포장이나 양념들이 찢어지고 흘러 엉망이었다. 고 씨는 “음식물인데 아이스박스가 파손됐으면 똑같이 포장해서  보냈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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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에게 기름 6병을 분홍색 봉지에 담아 보냈는데 확인 결과 5병이 검은색 봉지에 담긴 채 배송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하는 이 모(여)씨는 한진택배로 음식과 옷, 약간의 현금이 든 택배를 받았다. 뜯겨진 송장이 마음에 걸렸는데 내용물 중 일부인 의류와 현금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한진택배서도 박스를 교환한 사실은 수긍했는데 사라진 수하물 배상은 감감무소식이다”라고 억울해했다.

◆ 집 앞에 내던져진 택배...파손, 분실 사고 잇따라

 택배상자를 집 앞이나 담벼락 너머로 던져 배달해 결국 수하물 파손이나 분실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파손된 상태로 배송되거나, 문 앞에 두고 가면서도 제대로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아 장시간 방치로 인해 분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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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배송으로 복합기(위쪽)나 모니터가 부서되는 등 전자기기 파손 사고도 빈번하지만 보상도 제대로 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받기로 한 택배 3박스 중 한 박스밖에 도착하지 않았는데 내용물도 파손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연락없이 와 있는 택배상자를 열어보니 모니터는 액정이 찍혀 파손된 채였다. 나머지 두 개 박스는 CJ대한통운앱으로 '배송완료' 상태인 걸 확인했지만 받지 못했다며 기막혀했다.

▲ 아무 연락도 없이 택배 박스를 대문 안으로 던져 넣는 바람에 새로 산 패딩이 개집 앞으로 떨어져 엉망이 된 모습.

◆ 배송기사의 개인 서비스 자질로만 평가? 구조적 개선 필요


업무 환경이나 처우가 열악한 택배 사업 특성상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물량은 많은데 당일 배송 등 일정을 맞추다 보니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사고 유발 가능성을 키운다. 결국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런 사고가 택배기사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전한 배송이 택배기사의 역할이지만 고객이 대면 배달을 원치 않거나 위탁배송을 요구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주장이다. 집안까지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반대의 경우 등 개별적인 요구사항이 워낙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항변이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외관상 문제가 없어 배송했는데 며칠 뒤 내용물이 망가졌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고객도 있었다며 씁쓸해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고객과 대면 배송이 원칙이지만 물량은 많고 당일 배송으로 시간에 쫒기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배송하다 보면 고객이 없는 경우가 많고, 기사마다 배송루트가 있어 특정 시간에 받길 원해도 시간을 맞춰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매년 택배 물량이 두자릿수로 증가하며 택배 민원이 반복되는 것으로 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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