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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실로 자초된 대우건설 매각작업 이대로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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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실로 자초된 대우건설 매각작업 이대로 물 건너가나?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8.02.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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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대표 송문선) 주인찾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국내 매각 자체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대표 송종민)이 3000억 원에 달하는 대우건설 해외사업 부실을 이유로 인수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우선은 부실규모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할 상황이다.  

이후에도 대우건설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재매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설업계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국내에서는 대우건설을 품을 마땅한 인수자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국내 건설사들은 내실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의 부동산 조이기 정책으로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고 해외 사업 부문은 유가가 상승으로 지난해 보다 상황은 호전됐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측은 매각 무산의 단초가 된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건 외에는 잠재 손실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카타르·오만·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나이지리아·알제리·에티오피아·베트남·싱가포르 등에서 또 다른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대우건설이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서 3000억 원대의 손실을 보게 된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매각을 추진한 산업은행의 경영능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매각 실패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산업은행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대우건설 주가는(종가 기준) 5180원으로 지난주 6000원대가 무너진데 이어 500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그룹 해체 후 지난 2006년 자산관리공사 보유 지분이 금호산업에 6조6000억 원에 매각됐었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지난 2010년 산은에 다시 지분을 넘기면서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관리 하에 들어갔다. 이후 ‘승자의 저주’가 거론되며 대우건설은 업계에서 기피대상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실제로 이번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업계가 바라보는 대우건설의 기대가치가 바닥 수준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매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산업은행은 국내외 잠재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막상 매각주간사를 선정, 매각 공고를 내자 예상과 달리 호반건설만 단독 응찰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 포기를 결정하면서 “해외부실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정치권이 제기한 특혜시비와 대우건설 노조 반발 등도 인수를 포기한 원인”이라며 과도하게 집중된 관심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호반건설이 정치적 논리가 아닌 경영의 논리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막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호남기업 밀어주기 의혹 부터 온갖 잡음으로 마음고생이 극심했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충당금을 더 쌓게 하는 등 추가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대우건설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처럼 해외 부실이나 정치권의 특혜시비 등 돌발 악재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국내 기업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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