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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민원건수에 '콜센터 접수건' 제외...통계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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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민원건수에 '콜센터 접수건' 제외...통계 축소?
단순상담 및 질의로 임의 판단...서류접수만 집계
  • 정우진 기자 chkit@csnews.co.kr
  • 승인 2018.02.19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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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보험사들이 매 분기 공시하는 민원처리건수 집계에 '콜센터 민원 건수'는 제외돼 통계 축소 여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 고객센터는 가입자들이 가장 손쉽게 보험관련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창구임에도 규정상 콜센터 민원은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하고 있는 것이다. 내용증명 등 서면 제출건만 민원 건수로 집계되고 있다.

보험은 금융 분야에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은 업종인만큼 콜센터 민원까지 포함할 경우 민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생명보험협회(이하 생보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이하 손보협회)를 통해 매 분기 공시하는 민원건수는 회사에 내용증명 등 문서를 발송하거나 온라인 홈페이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를 통해 정식으로 민원 의사표시를 한 건으로 한정해 집계된다. 콜센터 등 고객센터를 통한 클레임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양 협회는 각각 경영통일공시기준, 경영공시시행세칙 등으로 보험사 경영 전반에 대한 공시사항 및 기준, 횟수, 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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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보험협회 경영공시시행세칙에 따르면 공시대상 민원을 서면 및 전자메체를 통한 민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생보협회 ‘생명보험경영공시시행세칙’에는 공시대상 민원을 ‘회사가 접수한 민원으로서 서면(방문, 우편, 팩스 등) 및 전자매체(홈페이지, 이메일 등)를 통해 정식으로 민원(불만사항) 의사표시를 한 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단순상담 및 질의사항 등은 민원에서 제외된다.

손보협회 ‘경영공시시행세칙’ 또한 문구가 동일하며 이에 따라 양 협회와 보험사들은 콜센터 민원 제기 건수를 제외한 민원만 집계해 매 분기별로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생보협회는 ▲금감원 지시공문 등에 따라 보험회사가 능동적으로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개선하는 경우  ▲보험회사가 법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억지성 민원은 제외한다는 규정을 추가해 추가적인 예외 사항도 두고 있다.

양 협회는 이에 대해 콜센터 민원 건의 경우 단순·비공식 민원이 지나치게 많아 민원 건수를 정확히 집계하기 어려운 까닭에 금융감독원 등의 검토를 받아 이를 제외하고 있으며 민원 제기 방법 등을 안내하는 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콜센터는 워낙 문의성 전화가 많고 민원 여부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민원건수 공시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협회가 임의로 결정한 게 아니라 금감원 등이 검토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민원은 정식으로 서류 제출 등을 거쳐서 접수된 건들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전화상으로는 개인정보 동의 등을 거치기 어려운 문제도 있고 단순 상담성 문의도 많아 민원과 구별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전화 문의의 경우라도 가입자가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힌다면 민원 청구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객센터 접수건 단순상담 임의 판단 가능성 커...통계 왜곡 지적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현 방식으로는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관행상 그래왔는지 모르겠지만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며 “보험사별로 고객 대응 방식이나 사내 매뉴얼에 따라 콜센터나 서면, 온라인 등 채널별 민원 건수가 다를 수 있는데 이를 보정하지 않는다면 업체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교보생명, DB손해보험,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보험사들이 고객센터로 접수된 민원에 대해 서류 접수 방식 등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지 여부에 따라 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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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생명보험업계에서 보험계약건수 대비 민원 건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2016년 "당사는 콜센터 민원도 주로 대면이나 서류로 민원 접수를 유도해 타사보다 콜센터 민원은 적고, 서면 민원 비중이 높을 수 있다"며 "공시 민원건수 집계에는 콜센터가 제외되다 보니 타사보다 민원 비율이 높게 나타나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보험은 전통적으로 금융 분야에서 소비자 민원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민원 건수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업권 중 한 곳이기도 하다. 2016년 기준 금감원 등이 집계한 금융소비자 민원 건수 중 63.7%가 보험 관계 민원이다. 이 역시  콜센터 민원을 제외한 집계 비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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