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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등 금융지주, 올해도 카드·증권사로부터 배당금 '뭉텅'...'은행 vs. 비은행'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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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등 금융지주, 올해도 카드·증권사로부터 배당금 '뭉텅'...'은행 vs. 비은행' 형평성 논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02.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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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이 자회사 가운데 카드사와 증권사로부터는 해마다 높은 배당금을 거둬 들이면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은 상대적으로 배당을 적게 실시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순이익 규모는 월등하게 앞서는 은행이 다른 계열사보다 배당성향은 물론, 배당총액마저 적은 경우도 있어 비(非) 은행 계열사들의 재무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의 경우 올해 신한은행(행장 위성호)이 당기순이익 1조7112억 원 중에서 5400억 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31.6%였으나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대표 임영진)는 당기순이익 8997억 원에서 6000억 원을 배당하면서 배당성향이 무려 66.8%에 달했다.

순이익은 신한카드가 신한은행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배당금은 신한카드가 600억 원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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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는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 7073억 원에서 4001억 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56.3%에 달했고 2016년에는 배당성향이 무려 129.5%에 달하며 매년 고배당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모두 신한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가진 완전자회사로 배당금은 모두 신한금융지주가 갖게 된다.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도 올해 KB국민카드(대표 이동철)와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이 고배당 대열에 동참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순이익 2968억 원에서 주주 배당금으로 1800억 원을 책정해 배당성향은 60.6%였다. 전년 대비 배당성향이 18.3% 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배당금으로 지출됐다.

지난해 KB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KB증권도 순이익 2353억 원 중에서 1392억 원을 배당하면서 올해 배당성향이 59.2%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도 배당금액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열린 이사회를 통해 배당금 지급 결정을 의결했다.

반면 KB국민은행(행정 허인)은 순이익 2조1750억 원에서 6401억 원을 배당하면서 배당성향 29.4%를 기록했다. 배당금은 비은행 계열사보다 많았지만 배당성향은 오히려 두 비은행 계열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KB국민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모두 KB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다.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의 경우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이 지난해 순이익 2조1122억 원의 46%인 9726억 원을 배당한다고 결정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은 아직 배당과 관련해 결정된 내용이 없다. 지난해의 경우엔 하나은행의 배당성향이 43.7%에 그친데 비해 하나금융투자는 57.7%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연간 2~3조 원 수준의 순이익을 올리는 은행들이 비은행 계열사보다 소극적인 배당에 나서는 이유는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이 새로운 국제 회계기준 도입과 바젤Ⅲ 자본규제 도입이 임박하면서 자본적정성 유지를 위해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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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주요 은행의 BIS비율(자기자본비율)은 15~16%를 상회하고 있어 바젤Ⅲ 도입으로 인한 BIS비율 기준치 10.5%(시스템적 주요 금융회사는 11.5%)를 넉넉히 충족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 역시 13~14%대 BIS 비율을 유지해 자본 건전성은 상당히 높다.

하지만 2021년 개편안 시행에 앞서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은행과 금융지주사의 자본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배당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배당을 늘리기 어려운 대신 비은행 계열사의 배당을 늘려 지주사 몫을 충당하고 있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관계자는 "배당규모나 성향과 관계없이 자본 건전성에 문제가 없지 않는 한 주주가치 제고와 지주사의 재투자 차원에서는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자회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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