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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화학시장 진출 본격화...SK이노베이션 이어 GS칼텍스도 NCC사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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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화학시장 진출 본격화...SK이노베이션 이어 GS칼텍스도 NCC사업 착수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8.02.2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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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에 이어 GS칼텍스(대표 허진수)마저 나프타분해센터(NCC)사업에 진출하면서 LG화학(대표 박진수), 롯데케미칼(대표 김교현) 등 석유화학업체와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제곱미터 부지에 2조원대 금액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Mixed Feed Cracker)을 짓기로 했다. 올해 설계 작업을 시작해 오는 2020년 상업 가동한다는 목표다.

GS칼텍스는 주력인 정유사업이 성장한계에 직면하자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성을 꾀하려는 전략이다. GS칼텍스는 이번 신설투자로 연간 4000억 원의 추가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FC는 석유화학의 주요 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주로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기업의 NCC와 달리 정유공정에서 나오는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GS칼텍스는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NCC 사업진출로 받아들이고 있다. 투입하는 원료의 수가 늘어나는 것 외에 생산 공정이나 품목에서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합성섬유와 페트(PET)병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X) 사업에서 최근 수년간 재미를 봐왔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가 현재 롯데케미칼이나 LG화학 등 화학업체들과의 합작을 통해 NCC사업 진출을 검토하면서 정유사들의 화학사업이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다.

◆ 석유화학업계, 나프타 조달 및 원가 부담 가중 우려 

정유사들이 이처럼 비정유사업인 석유화학사업에 직접 뛰어든 것은 더 이상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하는 전통적인 정유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유업은 세계경기와 국제정세, 환율 등 대외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반면 석유화학사업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MFC시설과 기존 생산설비와의 연계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석유화학사 대비 경쟁력 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향후 다양한 고부가가치 다운스트림 제품으로의 진출을 통해 정유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정유사들의 잇단 화학사업 진출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기존 석유화학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석유화학업체들은 원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국내 정유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 정유사로부터의 원료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럴 경우 중국과 일본 등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지만 해외 수입 시에는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이번 사업 진출로 원료 구매처이자 한때 범 LG가(家)의 울타리 안에 있던 LG화학과 여수산업단지에서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할 전망이다. 

LG화학은 220만 톤 규모의 NCC를 보유한 국내 1위 화학업체다. GS칼텍스 MFC가 가동을 시작하는 2022년부터는 GS칼텍스와 LG화학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NCC와 겹치는 사업을 굳이 MFC로 표현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경우 범 LG가(家)의 울타리 안에 있던 터라 석유화학사업 강화를 앞두고 GS그룹 수뇌부의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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